고종석의 낭만 미래 - 미래는 현재보다 더 살 만한 가치가 있는가 지식과 책임 총서
고종석 지음 / 곰 / 2013년 9월
품절


제가 개인주의자를 자칭할 때 그것은 이기주의자와는 완전히 다른 개념입니다. 개인주의자는 타인의 개인주의도 용납하는 사람이니까요. 그는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타인의 이익을 정의롭지 않은 방법으로 해치는 데 반대합니다. 그러니까 개인주의자는 공산주의에도 파시즘에도 강력히 반대합니다. 모든 종류의 전체주의에 반대한다는 거지요. 더 과감히 얘기하면 개인주의자는 공동체의 추상적 이해관계보다는 개인의 구체적 이해관계에 더 관심이 있습니다. 그 개인들의 권리 가운데 자유를 특히 으뜸으로 친다는 점에서 개인주의자는 자연스럽게 자유주의자가 됩니다.
-31쪽

제가 자유주의자라는 딱지를 받아들일 때, 그 자유주의자는 자유만큼은 아닐지라도 평등 역시 중시합니다. 왜냐하면 자유가 특권이 돼서는 안 되니까요. 자유의 평등한, 설령 거기까지는 안 되더라도 평등에 가까운 분배, 이것이 자유주의자가 생각하는 이상입니다. 그러니까 제 자유주의를 자유평등주의, 또는 평등주의적 자유주의자라고 말해도 되겠네요.
-32쪽

(영어 공용화와 관련하여) 최선의 언어 정책은 무정책이라는 게 제 신념입니다. 그냥 놔두면 되는 거예요.
-36쪽

지금 한국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건 자유주의의 과잉이 아니라, 자유주의의 결핍입니다. -39쪽

"사상의 자유를 보장한다는 것은 우리가 동의하는 사상의 자유를 보장한다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반대하는 사상의 자유를 보장하는 것이다."(올리버 웬델 홈스 미국 연방대법원 판사.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험의 원칙’을 정식화한 사람)-42쪽

"단두대는 인간의 위엄과 문명과 진보를 가장 모욕적인 방식으로 훼손한다. 단두대가 놓일 때마다 우리는 모욕을 받게 된다. 우리가 이 범죄의 주동자가 되는 것이다."(빅토르 위고)-91쪽

"제 깊은 내면 속 신념은 교회의 신념과 일치합니다. 그것은 가톨릭, 개신교, 유대교, 인도주의 단체 모두의 신념과도 동일합니다. 저는 제 양심을 걸고 사형제에 반대합니다. 저는 지금 프랑스 공화국 대통령 후보로서 국민 여러분께 지지를 호소하는 것입니다. 저는 스스로 생각하고, 스스로 동의하며, 스스로 믿는 것만을 말하고 있습니다. 제 마음이 동조하고, 제 믿음이 가닿으며, 인간의 문화라 할 수 있는 것들에 대해서만 말하겠습니다. 저는 사형제에 찬성하지 않습니다."(1981년 사회당 후보 프랑수아 미테랑)
-93쪽

징병제가 있는데도 국적 이탈자가 없는 나라는 물론 좋은 나라겠죠. 그렇지만 더 좋은 나라는 제 뜻에 반해 군인이 되지 않아도 되는 나라 아닐까요?
-143쪽

우리가 군대에서 배우는 것의 핵심은 결국 사람을 죽이는 일인데, 그것이 국방이라는 맥락을 떠나면 보편타당한 선인지는 확실치 않죠. 사실은 악이지요. 그렇다면 그 악을 실천하지 않겠다는 사람의 의지를 존중하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144-14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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