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네고시에이터>라는 영화를 본 기억이 있다. 네고시에이터는 협상가라는 뜻인데 납치사건이 발생한 범죄현장에서 범인과 대화를 나누며 협상을 하는 이를 말한다. 이들은 범죄자와 대화를 하면서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려 경찰측이 작전을 벌일 수 있도록 시간을 벌기도 하고, 실제로 범죄자와 협상을 실시함으로써 합의점을 찾기도 한다.
 
 영화 <호스티지>는 영화 <네고시에이터>와 비슷한 영화이지만 제목의 촛점이 사건을 다루는 경찰측에 있지 않고 범죄현장에 있다는 점이 색다르다. 호스티지의 뜻은 볼모, 인질, 담보로 네고시에이터가 뜻하는 협상가와는 관점이 다르다.
 
 브루스 윌리스 주연의 이 영화는 예전의 브루스 윌리스가 출연했던 다른 영화들과 그다지 다르지 않다. 단지 주제가 바뀌었을 뿐이다. 예전의 그의 영화들, 대표적으로 <다이하드>시리즈의 경우, 그는 가족과 불화를 겪고 있는 경찰관이며, 두통을 호소하는 등 항상 어딘가 아픈 인간이고, 그러면서 경찰이라는 자신의 직업에 충실한 인간이다. 또한 그는 부인과 이혼할 처지에 있으면서도 끔찍히도 부인을 생각하며, 나약한 듯 하지만 어찌되었던 항상 승리는 그의 것이다. 그것도 지원을 거의 받지 않은 채로 일인 영웅으로 대접받는 결과를 얻는다.

 <호스티지> 또한 구조상 이와 다르지 않다. 뛰어난 협상가였다가 사건실패로 스스로 일반 경관이 된 그는 수년뒤 또다른 사건현장에서 스스로 다시 협상가로 변신한다. 수년전과 같이 어린아이들이 인질로 잡혀있었던 것이다. 그땐 실패했지만 이번에는 반드시 아이들을 살려야한다는 강한 의지, 그리고 배경에는 얼굴모를 범죄자들이 붙잡고 있는 사이좋지 않은 부인과 반항아 딸이 있다. 사이가 좋지 않더라도 어쨌든 가족에 대한 그의 사랑은 뜨겁다.

 브루스 윌리스 뿐 아니라 영화 속에서 '마스'라는 이름으로 등장하는 상처받은 사회반항아 마스의 행동이 볼만하다. 머리가 비상하고 경관은 물론이고 자신의 친구들조차 거침없이 죽이지만 전혀 죄책감이라고는 볼 수 없는 잔혹한 냉혈인간. 그의 캐릭터가 전해주는 메세지는 뭐 굳이 따지자면 가족에서 상처받은 인간은 사회에서 큰 문제아가 된다(?) 정도랄까?

 <네고시에이터>에 비해 협상의 측면이 많이 죽고 액션이 부각되어 볼거리는 많아졌지만 볼거리보다 대화를 통한 그 논리정연함과 상황에 적절히 대처하는 협상가의 능력을 보고픈 나는 <호스티지>보다는 <네고시에이터>를 더 선호한다. 그러나 블루스 윌리스의 영웅담을 좋아하는 이라면 이 영화는 나쁘지 않다. 그의 영웅적 행동은 이번에도 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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