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의 형벌 - 사형의 비인간성에 대한 인간적 성찰
스콧 터로 지음, 정영목 옮김 / 교양인 / 2004년 7월
절판


"우리가 사형논쟁에 깊이 빠져들게 되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이런 질문들의 본질적인 성격 때문이다. 자신이 사형에 대해 초연한 태도를 취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옹호자이든 반대자이든, 또는 그 중간에서 갈등을 겪는 사람이든 모두 이 문제에서 한 나라의 정신을 형성하기 위한 투쟁응ㄹ 보고 있다. 종교적이거나 영적인 확신 때문에 사형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사형에 찬성하는 사람들을 야만인이나 방종한 죄인으로 보는 경우가 많다. 사형 지지자들은 반대편에 있는 사람들이 동정을 과장하는 사람들이거나 위선자라고 생각하며, 자기가 사랑하는 사람이 살해된다면 분명히 생각이 달라질 것이라고 믿는다."-67쪽

"사형제도를 지지하는 사람이라도 무고한 사람을 처형하는 일은 당연히 끔찍하게 여길 것이다. 우리 대부분은 이런 처형에 대해 말로는 완전히 표현하기 힘든 특별한 공포를 느낀다. 물론 무고한 사람을 평생 감옥에 가두어두는 것도 인권을 능욕하는 무시무시한 짓이다. 그러나 확실한 근거 없는 처형은 분명히 그보다 더 나쁘다. 법원이 종종 간결하게 표현하듯이, "사형은 다르다". 한 가지 이유는 죄수가 살아있기만 한다면 자신의 무죄를 입증할 희망이 조금이라도 남아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사형수 감옥에 있다가 퍼먼 판결로 목숨을 구했던 사람들 가운데 넷이 결국 무죄를 선고받았다. 그러나 우리가 극도의 혐오감을 느끼는 더 큰 이유는 무고한 사람을 처형함으로써 정의가 거꾸로 서고, 법을 문명의 힘이 아니라 야만의 힘으로 만든다는 것이다."-93쪽

"모든 사형 집행은 정의로워야 한다. 만일 무고한 사람이나 그럴 만한 죄를 짓지 않은 사람을 처형한다면, 우리는 우리의 도덕적 균형 감각이나 사형이 전하고자 하는 분명한 메시지를 옹호하는 것이 아니라 훼손하는 것이다. 따라서 사법 제도는 틀림없이 정확해야 한다. 이 제도는 극한의 악이 무엇인지에 대한 섬세하게 조율된 감각에 따라 운영되어야 하며, 그런 악을 저지른 자가 누구인지 오류 없이 밝혀 내야 한다."

-134쪽

" '극한의 악'을 처벌한다는 상징적인 문제를 고려할 때, 재활이나 속죄는 계산의 한 부분이 될 수밖에 없다. 피고가 지배적인 도덕의 요구를 인정하게 되면 그런 가치들을 재확인하기 위해 벌을 줄 필요성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일단 그 길로 접어든다 해도, 누가 속죄를 할지, 언제 할지 파악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유일하게 확실한 것은 사형 집행은 그런 일이 일어날 가능성 자체를 없애 버린다는 것이다."
-161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