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술사
파울로 코엘료 지음, 최정수 옮김 / 문학동네 / 200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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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에 비친 자신의 아름다운 모습을 바라보기 위해 매일 호숫가를 찾았다는 나르키소스. 그는 자신의 아름다움에 매혹되어 결국 호수에 빠져 죽었다. 그가 죽은 자리에서 한 송이 꽃이 피어났고, 사람들은 그의 이름을 따서 수선화(나르키소스)라고 불렀다."-13쪽

" '나 역시 다른 사람들과 똑같아. 어떤 일이 실제로 일어나는 대로 세상을 보는 게 아니라 그렇게 되었으면 하고 바라는 대로 세상을 보는 거지.' "-73쪽

"새로운 세계는 텅 빈 시장의 모습을 하고 그의 눈앞에 있었다. 하지만 그는 이 광장이 삶의 활기로 가득 차 있던 순간을 이미 보았고, 그 살아 숨쉬던 광경을 결코 잊지 않을 것이었다. 그는 단검을 떠올렸다. 잠시 바라보기만 하는 데에도 너무도 비싼 대가를 치러야 했지만, 그것은 그가 그때까지 한번도 본 적이 없는 물건이었다. 그 순간 그는 깨달았다. 이 세상은 도둑에게 가진 것을 몽땅 털린 불행한 피해자의 눈으로도 볼 수 있지만, 보물을 찾아나선 모험가의 눈으로도 볼 수 있다는 사실을." -76쪽

"모든 사람이 같은 방식으로 꿈을 보는 것은 아니었다."-95쪽

마크툽
- 대개 종교적인 의미로 쓰이는 아랍어로 '그건 내가 하는 말이 아니라 이미 씌여있는 말이다'라는 의미. '어차피 그렇게 될 일 이다' 정도의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옮긴이 주)-100쪽

" '사람들은 저마다 자기 방식으로 배우는 거야. 저 사람의 방식과 내 방식이 같을 수는 없어. 하지만 우리는 제각기 자아의 신화를 찾아가는 길이고, 그게 바로 내가 그를 존경하는 이유지.' "-142쪽

" '시간이 그 운행을 빨리하면 사람들의 행렬 또한 걸음을 재촉해야 하는 법이지' "-148쪽

"연금술사는 병을 열더니 손님의 컵에 붉은 액체를 따랐다. 포도주였다. 청년이 그때까지 마셔 본 것 중 가장 좋은 포도주였다. 하지만 포도주는 알라의 율법으로 금지되어 있었다.
"사람의 입으로 들어가는 것이 악이 아니네. 사람의 입에서 나오는 것이 악일세."
연금술사가 술을 권하며 말했다." -190쪽

"어째서 우리는 자신의 마음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 거죠?"
야영 채비를 하면서 그가 물었다.
"그대의 마음이 가는 곳에 그대의 보물이 있기 때문이지."
"제 마음은 변덕스럽습니다. 꿈을 꾸는 듯하다가도 동요하고, 이제는 사막의 한 여인과 사랑에 빠져버렸습니다. 그녀 생각에 빠져 있을 때면, 마음은 이것저것 물어대며 숱한 밤을 잠 못 들게 합니다."
"좋아. 그건 그대의 마음이 살아있다는 증거라네. 마음이 그대에게 말하려는 것에 귀를 기울이게."

...중략...

"제 마음은 참으로 간사합니다."
말들을 쉬게 하기 위해 잠시 멈춰 섰을 때, 그가 연금술사에게 말했다.
"마음은 제가 이대로 계속 가는 걸 원치 않아요."
"바로 그걸세. 그건 그대의 마음이 살아 있다는 증거일세. 그대가 마침내 얻어낸 모든 것들을 한낱 꿈과 맞바꾸는 데 두려움을 느끼는 건 당연한 일이지."
"그렇다면 무엇 때문에 제가 제 마음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거죠?"
"그대가 그대의 마음을 고요히 할 수 없기 때문이네. 아무리 그대가 듣지 않는 척해도, 마음은 그대의 가슴속에 자리할 것이고 운명과 세상에 대해 쉴새없이 되풀이해서 들려줄 것이네."
"제 마음이 이토록 저를 거역하는데도요?"
"거역이란 그대가 예기치 못한 충격이겠지. 만일 그대가 그대의 마음을 제대로 알고 있다면, 그대의 마음도 그대를 그렇게 놀라게 하지는 않을 걸세. 왜냐하면 그대는 마음도 그대의 꿈과 소원을 잘알고, 그것들을 어떻게 이끌어가야 하는지도 알 것이기 때문이네. 아무도 자기 마음으로부터 멀리 달아날 수는 없어. 그러니 마음의 소리를 귀담아 듣는 편이 낫네. 그것은 그대의 마음이 그대가 예기치 못한 순간에 그대를 덮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함이야."-210쪽

"인간의 마음은 정작 가장 큰 꿈들이 이루어지는 걸 두려워해. 자기는 그걸 이룰 자격이 없거나 아니면 아예 이룰 수 없으리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렇지. 우리들, 인간의 마음은 영원히 사라져버린 사랑이나 잘될 수 있었지만 그렇게 되지 못했던 순간들, 어쩌면 발견할 수도 있었는데 영원히 모래 속에 묻혀버린 보물 같은 것들에 대한 생각만으로도 두려워서 죽을 지경이야. 왜냐하면 실제로 그런 일이 일어나면, 우리는 아주 고통받을 테니까."-212쪽

"고통 그 자체보다 고통에 대한 두려움이 더 나쁜 거라고 그대의 마음에게 일러주게. 어떠한 마음도 자신의 꿈을 찾아나설 때는 결코 고통스러워하지 않는 것은, 꿈을 찾아가는 매순간이란 신과 영겁의 세월을 만나는 순간이기 때문이라고 말일세."-212-213쪽

"무언가를 찾아나서는 도전은 언제나 '초심자의 행운'으로 시작되고, 반드시 '가혹한 시험'으로 끝을 맺는 것이네."
산티아고는 자기 고향의 오랜 속담 하나를 떠올렸다. '가장 어두운 시간은 바로 해뜨기 직전'이라는. -216쪽

"사람들은 절대로 그것을 알아보지 못하네. 왜인줄 아는가? 사람들이 보물의 존재를 믿지 않기 때문이지." -218쪽

"진정한 연금술사들을 나는 알고 있네. 그들은 실험실에 틀어박힌 채 자신들도 마치 금처럼 진화하고자 노력했지. 그래서 발견해낸 게 '철학자의 돌'이야. 어떤 한 가지 사물이 진화할 때 그 주위에 있는 모든 것들도 더불어 진화한다는 걸 그들은 알고 있었던 걸세."-223쪽

'사랑은 매가 너의 모래땅 위를 나는 것과 같은 거야. 매에게는 네가 푸른 초원이지. 너의 그 푸른 초원에서 매는 늘 먹이를 얻어 돌아가지. 매는 너의 바위들과 모래언덕들, 너의 산들을 알고 있고, 너는 늘 매에게 관대하지.'

'그래. 매의 부리는 언제나 나의 조각들을 떼어가. 몇 년에 걸쳐 나는 매의 먹이들을 길러내고, 내가 가진 조금뿐인 물을 나누어주고, 어느 곳에 먹이가 있는지 보여준 셈이야. 내가 나의 모래 땅에서 기른 생명들에 저이라도 들라치면 정말 귀신처럼 하늘에서 쏜살같이 내려와 싹 낚아채버린단 말이야.'

'하지만 바로 그 때문에 네가 그 생명들을 기른 거잖아. 매에게 먹이로 주려고. 그럼 매는 사람의 먹이가 되고 또 사람은 언젠가 네 모래의 먹이가 되는 거지. 그럼 거기서 또다시 매의 먹이가 태어나는 거고. 만물은 그렇게 순환하는 거야.'-234쪽

'그게 바로 연금술의 존재 이유야. 우리 모두 자신의 보물을 찾아 전보다 더 나은 삶을 살아가는 것, 그게 연금술인 거지. 납은 세상이 더 이상 납을 필요로 하지 않을 때까지 납의 역할을 다 하고, 마침내는 금으로 변하는 거야.'-241쪽

"연금술사에는 세 부류가 있네."
스승의 대답이었다.
"연금술의 언어를 아예 이해하지 못한 채 흉내만 내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이해는 하지만 연금술의 언어는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따라가야 한다는 것 또한 알기에 마침내 좌절해버리는 사람들이 있지."
"그럼 세번째 부류는요?"
"연금술이라는 말을 한번도 들어본 적이 없으면서도 연금술의 비밀을 얻고, 자신의 삶 속에서 '철학자의 돌'을 발견해낸 사람들일세."

(작가의 말 중)-271쪽

"자아의 신화를 이루어내는 일은 곧 우리 각자에게 예정된 진정한 보물을 찾아내는 일일 것이고, 코엘료는 그것이 바로 삶의 연금술임을 말하고자 한 것이다."

(역자 후기 중)-27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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