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자와 21세기 - 1
김용옥 지음 / 통나무 / 1999년 11월
평점 :
절판



 

 언제 어디서고 무슨 일만 하면 무슨 말만 하면 화제가 되는 도올 김용옥 선생의 대중철학서다. 실제로 EBS를 통해 노자를 강의하면서 티비로뿐만 아니라 책으로도 쉽게 읽을 수 있는 노자 철학서를 쓴 것이다. 그러나 티비를 보듯이 일반 대중이 이 책을 그냥 보기에는 무리가 따르지 싶다. 아무리 대중을 위한 책이라고 하더라도 노자를 해석하는데 있어 이론이 들어가지 않을 수는 없고, 최대한 쉽게 썼다고는 하지만 그 이론의 난해감, 여러 해석의 가능성 때문에 소설 읽듯 쉽게만 읽을 수는 없는게 사실이다.

 <노자와 21세기>에서 소개되는 책은 우리가 흔히 <도덕경>이라고 알고 있는 책이다. 오래전에는 이를 <노자>라고도 했으나 오늘날 일반적으로 알려지기로는 <도덕경>이 가장 널리 쓰인다. 그러나 <노자>가 됐든 <도덕경>이 됐든 또 그 옛날의 <덕도경>이 됐든간에 서로 다르게 불려지는 것일 뿐 이들이 모두 같은 책임은 의심할 바 없는 사실이다. 다만 <덕도경>과 <도덕경>은 道편과 德편 중 어느 것이 책의 앞부분에 위치하느냐에 따라 다르게 불리울 뿐이다.

 나는 철학과를 다니면서 노자철학에 대한 강의를 들었다. 하지만 지금에 와 생각해보면 기억나는 것은 "도를 도라고 말하면 이미 그것은 도가 아니다"라는 <도덕경>의 첫구절뿐이다. 공부를 게을리한 탓이겠지만 말이다.

 <도덕경>에 대한 해석은 여러가지다. 엄밀하게는 판본이 여러가지라고 해야할 것이다. 1973년 마왕퇴에서 발견된 비단에 쓰여진 도덕경, 1993년 곽점촌에서 발견된 대나무에 쓰여진 도덕경, 그리고 기존에 알려져있던 왕필의 도덕경 이렇게 세 가지로 나뉘우며, 도올 김용옥 선생은 이 세가지 모두를 다 종합해서 소개하고 있다. 기존의 도덕경이 왕필의 것에 크게 의지한 반면 도올의 해석은 세 가지를 다 참고해다는 것이 특이사항이다. 그러나 난 다만 세가지가 있다는 것만 알 뿐 자세한 건 모르겠다. 이 책을 열심히 꼼꼼하게 읽는다면 그 차이를 혼자서도 깨우칠지 모르겠지만 난 그다지 열심히 읽지는 않았다. 이론적인 부분은 그냥 넘기고 도올의 경험담과 관련된 해석을 즐겨 읽었을 뿐이다. 따라서 도가사상의 이론에 관한 논쟁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는다.

 도올의 도덕경이 다른 도덕경에 대한 해석본과 다른 점이 또 있다. 도올은 지극히 일상적인 체험을 기반으로 해서 도덕경을 풀이한다는 것이다. 물론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을 대중서라고 칭할 수 있을 것이다. 자신의 어릴적  할아버지와의 경험부터 최근에 자신이 세계 곳곳에서 강의했던 체험까지, 뉴질랜드에서 랍스타를 먹은 일까지 세세하게 드러내며 일상 속으로 노자를 안내한다.

 대중서라고 해서 쉽게 구입해 읽을 만한 책은 아니지만 그저 도올에 대한 에피소드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읽고 재미를 느껴도 좋을 것이다. 더불어 홀로 이 책을 토대로 꼼꼼히 공부한다면 노자도 알 수 있을 것이다. <도덕경>과 관련해 그렇게 강력히 추천할 만한 책은 아니지만 참고할 만한 서적은 된다.

 

노자와 21세기(전3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