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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에이스 문장사전
이어령 엮음 / 금성출판사(금성교과서) / 2004년 5월
평점 :
품절
<뉴에이스 문장사전>은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이어령씨가 엮어냈다. 특별히 이어령을 좋아해서 이 사전을 구입하거나 한 것은 아니다. 이어령이라는 사람의 학문적 내공은 일단 인정하면서도 그가 주장하는 바의 것들에 대해서는 난 아직 그다지 접한 바가 없으며, 따라서 내가 그를 평하기에는 나의 내공이 턱없이 부족하다. 따라서 이어령에 대해서는 난 평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이 문장사전은 굳이 이어령이었기 때문에 구입한 것은 아니며, 사전의 기획의도가 내가 바라던 그것과 부합했기 때문이다. <뉴에이스 문장사전>은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그런 국어사전이나 기타 다른 류의 사전들과는 확실히 다르다. 오히려 이 사전은 톨스토이의 <인생이란 무엇인가>라는 책과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뉴에이스 문장사전>은 국어사전식 단어나열법을 사용하고 있으나 그 내용에 있어선 판이하게 다르다. '사랑'이라는 단어를 국어사전에서 찾아본다면, 1. 아끼고 위하는 따뜻한 마음. 2. 남녀가 서로 애틋이 그리는 일. 또, 그 애인. 연애. 3. 동정하여 친절히 대하고 너그럽게 베푸는 마음. 4. 육정적, 감각적이 아닌 동정, 긍휼, 구원, 행복의 실현을 지향하는 정념. 이라고 되어있으나, <뉴에이스 문장사전>의 한 구절을 발췌하자면 이렇다.
사랑은 교전의 일종이다. <오비디우스>
사랑을 하는 것은 즐겁지만 사랑을 받는 것은 즐겁지 않다 <아리스토텔레스/논리학>
사랑에는 연령이 없다. 그것은 어느 때든지 생길 수 있는 것이다 <파스칼>
이런 식의 인용구들이 모인 장이 '사랑'에 관해서만 장장 9쪽에 걸쳐있다. 물론 사랑에 관해 언급한 이들이 그만큼 많다는 것이다. 다른 단어의 경우에는 이보다 더 하기도 덜 하기도 하다.
어쨌든 단지 유명인들의 문장을 끌어다가 모아놓은 것에 불과하지만 특정 주제에 대해서 그들의 말을 한꺼번에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사전은 매력적이다. 그래서 3만 9천원이라는 꽤 비싼 값에도 불구하고 구입할 의지를 가졌던 것이다.
정작 사전을 활용하고 있지는 않지만 이 사전 역시 기존에 내가 소개한 다른 류의 사전들과 마찬가지로 보고만 있어도 즐거운, 가슴 뿌듯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