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 X 파일 문건이 새어났다는 이야기는 들었으나 이 문건을 실제로 보게 될 줄은 생각도 못했다. 집에 가만히 앉아 있는데 아는 어떤 아이로부터 문건을 보여주겠다는 연락이 왔고, 이 문서를 보게되었다. 이 안에 수록된 연예인 99명은 소송을 계획하고 있다는데 파장이 얼마나 커질지는 모르겠다. 이렇게 쉽게 볼 수 있는 것을 보면 이미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알고 있으리라 생각되는데, 문서에 적혀있는 내용에 따라 연예인들의 희비가 갈리겠다 싶다. 이 사건과 관련해 몇 가지 생각을 해봤다.
* 소문 혹은 사실, 문건의 신뢰도
연예인 X 파일 문건에 적힌 각각의 연예인들에 대한 내용은 매우 상세하다. 공인된 이미지와 연예인들간의 인간관계, 가족관계, 소속사와의 관계, 남녀관계에 이르기까지 모두 나열되어 있다. 신문이나 티비 연예프로그램을 통해 이미 알고 있는 내용도 있었지만 그 사생활의 속속사정은 이번에 처음 접하게 되었다. 그런데 주의 할 점은 이 문건이 내용은 자세하나 순전히 들리는 소문을 수집해서 집적해놓은 자료에 불과하다는 사실이다. 그런데 이 문서를 보는 사람들은 '소문'을 '사실'로 믿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굳이 단지 '소문'의 나열이라고 해서 믿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은 너무 순진해보인다. 아니땐 굴뚝에 연기나랴 라는 속담도 있듯이 본인이 평소 잘 하고 문제가 없으면 소문도 나지 않게 마련이다. '소문'을 '사실'로까지 곧이곧대로 받아들일 필요까지는 없겠지만, '의심'은 해 볼 수 있다. 내용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평가가 된 결과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내용은 사실이 아니라고 쳐도 그 사람의 그동안의 언행이 만들어낸 이미지는 믿을 만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소문'을 '사실'과 동일시하는 오류를 범하지 않는다면야 이 문건은 믿어도 좋을 듯 싶다.
* 사생활
- 생각 하나
문건에 수록된 연예인들의 평가가 좋든 나쁘든 간에 이 문서는 한 개인으로서의 연예인의 사생활을 적나라하게 드러냈고 이것이 만천하에 공개된 이상 이들의 사생활이 침해당했다는 사실은 인정해야할 듯 하다. 따라서 이들이 소송을 준비하는 것도 이해될 만 하다. 연예인이라고 해서 사생활이 까발려져야 한다는 것에는 나도 동의하지 않는다. 이들의 사생활은 존중해줘야한다. 따라서 이들이 이런 움직임을 보이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 생각 둘
내 사생활의 일부가 공개됐을 때 사생활에 문제가 없는 자와 문제가 많은 자의 반응은 확연히 다르게 된다. 문제가 없는 자는 공개된다고 굳이 꺼릴 것도 없을 터이고 오히려 자신이 문제가 없음을 드러내 이를 토대로 사람들로부터 인정받을 수도 있다. 하지만 문제가 많은 자는 그 내용이 공개됐을 때 마치 자신의 모든 것이 끝나는양 행동한다. 자신에 대한 주변의 평가는 나의 미래를 불투명하게 만들며 사회적 인간으로서의 터전을 잃어버리게 되는 결과를 내놓기 때문이다. 본래부터 깨끗한 사람은 언제 무슨 일이 닥쳐도 두려워하거나 당황할 필요가 없다. 거리낄 것이 아무것도 없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나는 매우 깨끗한 편이다.
'군자 필신기독야(君子 必愼其獨也 )'라는 말이 있다. 모름지기 군자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물론이고 홀로 있을 때에도 언행을 조심한다는 말이다. 그야말로 도(道)의 경지에 이른 사람들만히 할 수 있는 행동 같다. 나 조차도 홀로 있을 때조차 그런지에는 자신이 없다. 오래전에 마음에 새긴 이후 가끔씩 꺼내보며 자신을 단련시키고 하지만 사실 나는 '신독'을 행하고 있다고까지는 할 수 없을 듯 하다. 하지만 여전히 이 단어는 내 가슴속에 새겨져있다. 신독을 지키며 스스로가 자신을 꾸준히 단련시키고 가꾸는 사람은 언제 어디서고 자신이 있다. 그렇지 못한 자들은 건드리면 '발악'한다.
- 덧붙이는 생각
내공이 약한 자는 본래 자신이 깨끗할지라도 근거없는 소문에 의한 공격에 심하게 반응할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든다. 나도 그리 도통하지 않은 인간이라는 점에서 어쩌면 찌르면 발악할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