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의 순결은 사실에 바탕한 진술과 의견에 바탕한 진술을 구별하고 사실을 묻는 질문과 의견을 묻는 질문을 구별하는 데 있다. 언어의 순결은 민주적 의사소통의 전제조건이다." ( <말하기의 어려움> 중)-65쪽
"몸속에는 산소가 가득 들어 있어야 하고 몸은 늘 민감하고도 정확하게 반응하는 감각들로 살아 있어야 한다. 글이란 '왜 쓰는가'에 대답하기 위해서 쓰는 것이 아니다. 글을 쓰는 일은 이 생기발랄한 몸의 살아있음을 입증하는 과정이다. 이 몸이 언어를 통해서 이미지에 가 닿을 때 그의 글은 가장 빛나는 문장을 이룬다. 문체는 몸의 일부이다. 몸이 이미지에 맞는 가장 정확한 문체를 포착해내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 몸이 술과 담배에 절어 있어서는 끝장이다. 이 몸에 포즈가 배어 있어서는 다 끝난 것이다." ( <외로운 맹수, 소설가의 생존방식> 중)-138쪽
"무릇 사람에게는 그침이 있고 행함이 있다. 그침은 집에서 이루어지고, 행함은 길에서 이루어진다. 맹자는 말하기를 인은 집안을 편안케하고 의는 길을 바르게 한다고 하였으니 집과 길은 그 중요성이 같은 것이다. 길은 원래 주인이 없고 오직 그 위를 가는 사람이 주인이다."(신경준 <도로고>)-163쪽
"길은 그 위를 가는 자에게는 통로이지만, 길을 바라보는 자에게는 풍경이다. 그 풍경은 인간과 자연의 사이를 비집어가면서 가늘게 이어진다." (<길>)-16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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