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화, 현실인가 또 하나의 신화인가 책세상문고 우리시대 13
구춘권 지음 / 책세상 / 2000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일요일임에도 엊저녁에 잠시 잠을 잤기 때문인지 이른 아침 눈이 떠졌다. 자연스럽게 인터넷을 켜고 이제 뭐할까 생각하던중 사놓고 읽지 않던, 책장에 꽂혀있는 얇은 책을 한권 꺼내들었다.

 <지구화, 현실인가 또 하나의 신화인가>라는 책은 책세상문고에서 길거리에서 꺼내 읽기 좋게 문고판으로 내놓은 시리즈 중에 하나이다. 이 시리즈의 장점은 책이 값싸고, 작고 얇아서 가지고 다니며 읽기 좋다는 것이다. 그래서 읽기에 부담이 없다.

 이제는 신문지상을 통해서나 다른 매체를 통해서나 우리에게는 익숙해져버려 말하는 도중에도 자연스럽게 나오는 '세계화'. '지구화'는 '세계화'의 다른 아님 이름이다. 다만 '세계화'라는 단어가 시간이 지나 여러방면에서 사용되면서 본래의 의미와 변질된 다른 이미지를 얻게 되었고, 따라서 저자는 그러한 오해를 피하기 위해 '지구화'라는 단어를 선택했다고 말한다.

 우리는 '지구화' 혹은 '세계화'라는 단어를 사용하면서 그 의미를 모른채 사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아니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면 다행이다. 나 역시 '세계화'가 뭐냐고 물으면 막상 대답하기 힘든 사람 중에 한명일 것이다. 저자는 그래서 범람하며 사용되고 있는 '지구화'에 대한 개념을 잡아주기 위해 이 책을 썼다.

 이 책은 사실 내가 읽기전에 예상하고 있던 그런 내용을 담고 있지는 않았다. 나의 기대보다는 경제적인 측면에서 서술되었다고나 할까. 대립적인 포드주의와 케인즈주의를 중심으로 경제적인 지구화를 설명하고 있다. 그래서 이쪽에 관심이 없고 그래서 무지한 내가 읽기에는, 물론 어렵진 않지만, 그다지 관심이 가지 않는다고 할까. 경제학적 내용을 담고 있지만 그 내용들은 사실 전문적이진 않기 때문에 읽어 나가는데는 부담이 없다. 하지만 단지 나의 관심사가 아니기에 읽기 지루하다는 것이다.

 책의 단점 한가지를 지적하자면, 저자는 에릭 홉스봄의 <극단의 시대>를 자주 인용하면서 홉스봄의 말을 빌어 지구화를 말하고 있다. 저자의 생각이 홉스봄의 그것과 비슷하기 때문에 그를 빌어 말하는 것이라 생각되지만, 너무 기존의 다른 학자들이 내놓은 생각들에 의존하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이는 단점이라기 보다는 아쉬움이라 표현하는 것이 더 정확하겠다.  부담없이 읽어나가기에 쉬운-재미는 없지만- 책이다.

 한가지 더, 각 장의 시작에 앞서 록가수의 노래가사를 빌어 시작하는 장면은 불필요한 부분이 아닌가 생각한다. 록가수의 노래에 관심이 있는 저자는 자신이 접했던 노래가사를 통해 말하고자 하는 내용을 암시해주고자 했던 것 같으나 사족에 불과했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그런 것들이 책의 전문성을 떨어뜨리는 인상을 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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