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심가는 사건임에도 사태의 추이를 살펴보느라 이제 펜을 들었다. 사건인 즉 2005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휴대폰을 이용한 조직적인 부정행위가 있었다는 것인데, 광주에서의 적발을 시작으로, 수능시험이 있던 날의 해당 시간의 전국의 문자메세지를 조사해본 결과 550여건이 더 드러났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서는 아직 해당 휴대폰의 가입자가 누구인지 확인하는 작업중이라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어쨌든 그가 누구이던간에 휴대폰 문자메세지를 통한 부정행위를 했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또, 이에 추가로 이전 수능시험에서 고득점을 취한 명문대생을 대상으로 한 대리시험도 몇건 있었다고 한다.

적발되어 경찰서를 오간 학생들은 사건이 이렇게 커질 줄 몰랐다. 그저 대학에 가고 싶었을 뿐이다, 라고 말하며 잘못을 뉘우치고-정말 잘못을 뉘우치는지는 모르겠다, 어떤 고교교사는 교육부 홈페이지에 '국민 여러분 잘못했습니다. 저에게 돌을 던지십시오'라는 제목의 참회의 글을 올리며 사건의 잘못은 학생들을 제대로 가르치지 못한 교사에게 있다며 스스로 죄를 지었음을 자청했다.

일부에서는 이는 우리사회의 학벌주의로 인해 생긴 결과라며 학생들 개개인의 잘못을 들추기 보다는 사회전체의 문제로 해석하기도 한다.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물론 수능부정행위는 우리사회의 학벌서열화로 인해 좋은 대학, 좋은과를 나오지 못하면 사회에서 성공할 수 없다는 인식이 팽배해졌고, 비록 아직 성년이 안된 고등학생들이지만 이들 역시 이를 모를리는 없다. 본인들이 의식하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부모들이 이미 철저히 의식하고 있기 때문에 부모들에 의해서라도 학생들은 간접적으로 학벌주의의 무서움을 알고 있었을 것이다. 그래서 이들은 더 좋은 대학에 가기 위해 자신의 능력의 한계를 넘어 수능시험에서 좋은 점수가 필요했고, 부정행위를 통한 편법의 길을 택한 것이다.

그런데 우리사회의 학벌주의로 인해 생겨난 결과라는 점은 인정하지만, 그 잘못을 사회로만 돌릴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이렇게 치자면 인간 개인에 의해 생겨나는 여타 다른 부도덕한 일들 또한 궁극적으로는 사회의 잘못이지, 개인의 잘못은 아니라는 결론을 얻게 되기 때문이다. 이는 잘못을 범한 개인에게 영원한 면죄부를 쥐어주는 꼴이되며, 모든 잘못은 사회와 국가에 있다는 식의 결론으로 도달한다.

국가와 사회에 만연되어 있는 학벌주의와 서열화로 인한 폐단임은 확실하지만, 이들을 용서하기에는 잘못이 너무도 크고 괴씸하다. 비록 아직 미성년의 학생들이라고 하지만 고등학생이라면 정신이 성숙할대로 성숙해있는 상태다. 나는 아직 미숙하니 잘못을 범했더라도 봐주시오, 라고 말하는 것은 여기선 통하지 않는다. 학생들의 조직적인 범죄가 형성되었다는 사실 자체가 이들이 매우 교활하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는 것이다.

미래의 선생님을 희망하는자로서, 학생들과 소통하는 교사되기를 희망하는 자로서, 나는 어쩌면 잘못을 범한 학생들을 감싸주는 것이 맞는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대부분의 학생들에 의한 범죄행위가 바로 선생님과 부모들의 이러한 '감싸주기'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을 그들은 인지하고 있을까? 무조건적인 사랑과 배려와 관용이라는 그럴듯한 이름으로 사건을 미화하는 일은 학생들에게 나중에 더 큰 일을 벌여도 되겠다 라는 안일함을 줄 뿐이다. 선생이 학생을 혹은 부모가 자식을 포기하지 않는 한 무조건적인 봐주기보다는 학생으로부터, 자식으로부터 욕을 먹는한이 있어도 따끔한 질책을 가하는 것이 그 아이의 미래를 위해서는 더 나은 선택이라 생각한다.

따라서 나는 2005년도 수능 부정행위 사건의 전말을 모두 공개하고, 관련자 모두를 엄격하게 처벌할 것을 주장한다. 미성년자인 학생에게 전과를 씌우지는 않더라도, 해당 학교에서의 자체 정학과 함께 향후 3년간 수능을 보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3년은 결코 가혹한 시간이 아니다. 직장을 다니다 늦게 공부해 대학에 다니는 사람도 아직 많은 상황이다. 3년간 시험을 보지 못하게 하는 것은 아이로 하여금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는 기간을 주는 셈이다. 그리고 관련된 대학생 역시 해당 대학에서 제적시키는 것이 마땅하다 생각한다. 물론 이번 사건에 대한 기사를 읽으면서 어려운 가정 형편에 등록금을 벌고 싶어서 가담하게 됐다는 어느 여학생의 사연처럼 보기 딱한 경우도 있지만, 그 학생 역시 자신이 잘못했다는 점을 안다면 그에 따르는 처벌을 순순히 따라야 할 것이다. 처벌이 뒤따르지 않을 경우 잘못을 뉘우치는 정도는 자연 줄어들 수 밖에 없다.

또한 장기적으로 우리사회에 만연한 학벌주의와 서열화를 해체할 방법을 모색하는 것은 지식인과 관료를 비롯한 사회전체가 고민해야봐야할 문제일 것이다. 일부에서는 이 모든 것은 수능시험 하나로 줄을 세우는 서열화에서 비롯된 것이기에 수능을 자격고사화 하고 대학별로 각각 입학전형을 달리하는 것이 어떠냐고 말하기도 한다.

현재 정부에서는 대학에 3불 정책을 쓰고 있다. 본고사 금지, 기여입학제 금지, 고교간 차별 금지가 그것인데, 개인적으로 이중 본고사만은 허용했으면 하는 생각이다. 고등학교를 선택해서 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닌 시점에 각 고교간 차별을 둔다는 것은 하위등급으로 분류된 고교에 재학중인 학생에게는 기회를 박탈하는 것이 됨으로 이는 허용되어서는 안된다. 또한 기여입학제 역시도 돈으로 대학간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기 때문에 허용되어서는 안된다. 대학은 실력으로 가야지 돈으로 가는 것이 아니다. 물론 운도 따른다. 그러나 본고사는 궂이 반대할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사실 본고사 규제로 인해 논술시험이 본고사로 둔갑하는 현상은 이미 벌어지고 있는데, 이럴바에야 본고사를 허용하고, 논술시험은 논술답게 치루도록 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 애초 학생들이 가고싶은 몇몇 대학을 스스로 마음속으로 지정해놓고 그 대학이 요구하는 자격을 갖추도록 노력한다면 대학입학이 '수능시험에 의한 서열화'로 정해진다는 인상을 지울 수 있을 것이다.

다시 한번 이번 수능 부정행위는 다시는 있어서는 안되는 사건이고, 따라서 처음부터 엄격한 처벌을 적용해야한다고 주장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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