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계의 금기를 찾아서 살림지식총서 136
강성민 지음 / 살림 / 200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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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볼만한 책을 선정하는데 있어서 나를 비롯한 독서애호가들은 일간지 책소개란이나 인터넷서점 메일을 통한 정보의 도움을 받을 것이다. <학계의 금기를 찾아서> 또한 한국일보에서 금요일마다 싣는 책소개란을 통해 접하게 된 책이다.

 우선 이 책은 매우 싸다. 3.300원으로 요즘 대부분의 책값이 만원에 육박하는 시점에 3천원 남짓하는 책이 나왔다는 것은 책을 구입하는데 있어서도 부담감이 덜하다. 알고보니 살림출판사에서 나오는 '살림지식총서' 중 한권이었다. 책 자체가 얇고 크기도 작아서 주머니 넣고 다니며 읽을 수 있다.

 저자 강성민은 교수신문의 기자이다. 그 자신이 교수신문의 기자로 활동하면서 많은 교수들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그들 사이에서의 논쟁을 지켜보면서 느낀 바를 글로 풀어내어 얇은 책으로 낸 것인데, 머리말에서 저자 자신이 이야기하고 있듯이 여기에 등장하는 주제들은 이미 지금껏 무수하게 다루워왔던, 사실상 '금기'에 속하지는 않는 것들이다. 하지만 또 다루기 어려운 주제, 다루기 예민한 주제라는 점에서 금기라면 금기라고 할 수도 있겠다.

 스승비판, 전공불가침의 법칙, 논문형식의 실험, 이성의 세계에서 추방된 주제들, 생존인물에 대한 탐구, 진보 없는 보수 보수 없는 진보, 김우창 혹은 학제성, 참을 수 없는 생태의 비생태성, 문화비평에 '문화'와 '비평'이 없다, 대중적 글쓰기의 허구성, 근대성 콤플렉스의 장으로 나누어져있으며, 제목에서 볼 수 있듯이 학계의 관행과 불가침의 법칙을 비롯해 상식을 깨는 글들이다. 물론 이 '상식을 깨는 것'또한 강성민 기자 뿐 아니라 그 이전에 다른 이들이 시도한 것이지만 말이다.

  어쨌든 각각의 글들이 실명비판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리고 현재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이 글은 생생하다. 지식인 논쟁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이 글들을 좋아할 듯 하다. 대단한 뭔가를발견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기존비판들을 한데 모아 지금의 이야기로 풀어냈다는데 의의를 찾을 수 있다. 이러한 비판들이 그저 비판으로 끝나지 않고 이 글을 읽는 학계의 주인공들에게 이성적, 심정적 영향을 끼쳐 학계의 변화를 가져왔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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