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으로 오래된 영화다. 1980년에 제작되었다고 하니 이런 내가 태어난 다음해에 만들어진 영화다. 그런데 영화가 그다지 옛스럽다('촌스럽다'의 우회적인 표현으로 사용)거나 하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배가 난파되어 무인도에 단 둘이 남게 된 소년, 소녀가 무인도에서 성장하면서 겪는 일상의 일들을 담아낸 것인데, 최근 대두되는 '근대로의 이행'에 있는 <로빈슨 크루소>와도 같은 아주 진부한 소재이면서도 볼거리(?)때문인지 지루한 느낌이 들지 않았다. (여기서 볼거리란, 가끔 벗기도 하고 옷을 입어도 조금만 입는 두 남녀를 지칭함)

남자는 바다에 나가 물고기를 잡고 여자는 요기를 하는 등 원초적인 남여의 역할을 보여주면서 이들이 서로를 좋아하는 감정을 가지게 되고 섹스를 하고 아이를 낳는 과정을 너무도 순진(?)하게 보여준다. 남녀가 사랑을 느끼는 것을 이상하게 여기고, 섹스를 해서 아이를 가진 여자의 배가 불러오는 것을, 아파오는 것을 이상하게 여기고, 아이가 태어난 것을 이상하게 여긴다. 모든 것이 이들에겐 처음이다. 아담과 이브의 이야기다.

굳이 보라고 추천하지는 않겠지만 옛날 영화치고는 볼만하다는 것이 내 평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