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에 잡히는 사회 교과서 09 - 어린이를 위한 인권 손에 잡히는 사회 교과서 9
이기규 지음, 김중석 그림 / 길벗스쿨 / 2008년 12월
평점 :
절판



  학창 시절 사회 교과를 공부하기가 제일 힘들었다. 역사, 지리, 법, 정치, 경제 등 많은 지식을 한 교과서에 집적시켰기에 배워야 할 분량도 많았고, 그 모든 것을 암기해야 시험을 잘 볼 수 있었다. 암기에 약한 나로서는 사회 교과가 고역이었다. 당시에는 교과서와 문제집, 참고서 말고는 별 다른 해설서나 단행본이 없어 오로지 암기밖에는 방법이 없었다. 아직 내가 겪지도 않은 사회 곳곳의 여러 분야에서 다루는 제도와 절차 등을 체화하기에는 나의 생활 반경이 협소했고, 경험이 부족했다.  

  이 책은 현재 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배우고 있는 사회 교과서의 각 단원과 학년을 해체하여 재분류하고 각각을 하나의 책으로 엮었다. 지리, 생활, 인권, 경제 등 많은 주제를 바탕으로 다시 풀어 썼기에 각각의 개념을 이해하기 쉽고, 지식을 전달하기보다는 이야기하는 방식으로 서술되어 암기가 아닌 이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아이들은 집과 학교에서 인권, 인권하면서 자신들의 권리를 주장하지만, 인권을 제대로 이해했다기보다는 자신들의 편의, 즉 이익에 기반하여 주장하는 경우도 많다. 인권은 흔한 용어가 됐지만, 제대로 이해하고 권리를 주장하지는 못하는 셈이다. 같은 주장을 하더라도 그것이 어디에 기반을 두고 있느냐에 따라서 의미가 달라질 수 있다. 때문에 무엇보다 어린이들에게 인권 교육이 중요하다. 자신들의 권리를 제대로 행사하기 위해서라도.  

  이 책은, 크게 모든 사람이 누려야 할 권리, 인권’, ‘세상 모든 어린이가 누릴 권리’,‘함께 지키는 인권’ 세 영역으로 나누어져 있고, 첫 단원에서 인권의 개념을, 다음 단원에서 독자가 현실에서 겪는 사례를 토대로 인권의 여러 유형과 상황을 보여줌으로써 지식과 경험을 함께 잡았다. 마지막 단원에서는 인권이 적용되는 범위를 넓혀 세계로 나아가고, 실천 지침까지 마련해주고 있다. 이는 대략 나, 가족, 사회, 국가, 세계 영역으로 넓혀 가는 기존 교과서의 전개 방식과 닮았다.  

  기본적으로 3인칭 관찰자인 선생님의 입장에서 친구 또는 친구 부모님의 경험을 이야기하는 서술 방식을 취하며, 인권의 적용 여부가 애매한 사례에 대해서는 명확한 결론을 내리기보다는 질문을 던져 생각해볼 수 있도록 하였다. 또한, 도시 아이들,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집 아이들뿐만 아니라 시골 아이들, 가난한 집 아이들의 사례까지 다룸으로써 어느 한 지역과 빈부(貧富) 정도에 편중되지 않도록 배려하였다. 그러나 대부분의 삽화에서 남자 아이를 그려 넣고, 또 서술 사례에서도 남자 아이의 이름만을 사용함으로써 남녀평등 측면에서는 균형을 맞추지 못했다. 인권을 주제로 한 책이기에 좀 더 신중했어야 했다. 

  구성면에서는 각각의 작은 주제마다 정식 교과서의 해당 학년과 단원을 표기함으로써 관련하여 학습할 수 있도록 하였다. 또, 교과서에서 한 문장으로 간단히 언급하고 넘어가는 개념을 더욱 쉽게 서술하여 별도의 지식 코너를 두거나 단어 설명을 하지 않고도 이해할 수 있도록 한 것이 장점이다. 여러 주제를 한 책에 많이 집약적으로 담아야 하는 기존 교과서보다 더 경험적으로, 더 현실적으로 와 닿도록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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