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이나 된 영화이지만 정말 감동적인 영화다. 영화내용에 대해서는 굳이 언급하지 않아도 영화를 보지 않은 사람들조차도 알고 있을 것이다. 텔레비젼 코미디 프로그램이나 드라마 등에서 각색해서 수없이 우려먹었고 이 영화의 마지막 장면-리처드 기어가 줄리아로버츠가 사는 허름한 할리우드가에 리무진을 몰고와 프로포즈하는 장면-은 유명하기 때문이다.

 현대판 신데렐라라고도 일컬어지는 이 영화는 대단한 부자이자 엘리트이지만 인간적인 면은 그다지 보이지 않는 냉정한 사업가 에드워드와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창녀 비비안 두 사람의 스토리를 담고 있다. 에드워드는 비비안을 돈으로 사서 일주일간 함께 생활하지만 그 일주일이 에드워드를 바꾸어 놓았다. 비비안과 함께 하며 인간적인 면을 배우고 파산직전의 회사를 사서 조각내 되파는 자신의 일이 비생산적임을 깨닫고 마지막 계약순간에 그는 오히려 회사를 지원하는 후원자가 되기로 한다. 그는 돈으로 비비안을 샀지만 비비안에게 마음을 빼앗긴 것이다.

 줄리아로버츠의 창녀차림의 모습과 에드워드를 만난 이후의 우아한 고급스러운 모습이 대비되면서 어쩜 두 가지 모습을 저렇게 잘 소화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영화다. 줄리아로버츠의 연기는 대단해서 그녀가 오페라를 처음 구경하며 감동해 눈물을 글썽이는 장면에서는 그녀가 보고있는 오페라를 보지 못하는 나도 그녀를 따라 눈물을 글썽이게 된다.

 이 세상에 신데렐라는 있을까? 난 아직 보지는 못했다. 하지만 가능할 법도 하다. 그러나 그렇게 만난 두 사람이 서로 다른 환경속에서 오래도록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좋은 영화에 이런 발언을 함으로써 감동을 반감시키는 것 같지만 그렇다고 영화를 본 여자들 누구나가 다 신데렐라의 꿈을 품게 할 수는 없는 법. 한편으로는 이런 생각도 해본다. 하류인생을 사는 남자를 구해주는 사람좋고 이쁘고 돈많은 여자의 이야기는 왜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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