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연휴, 영화 <가족>을 봤더랬다. 오랫만에 가족끼리...
아빠는 아침에 내가 일어나기전 어딘가 나간 상태였고 엄마와 동생과 나는 저녁에 인근 영화관으로 향했다.
영화 <가족>은 영화를 보기전부터 너무 광고를 많이봐서 그런지 이미 내용을 대강 알고 있었다. 경찰이었던 아버지와 절도혐의로 여러번 교도소를 왔다갔다한 딸의 이야기라는 것. 주현과 수애가 아버지와 딸로 나온다는 것 정도. 역시 예상대로의 영화였다.
영화를 보기전 여기저기서 들어본 정보에 의하면 이 영화를 보고난 뒤에 눈물을 훔치는 사람들은 태반이고, 엉엉 우는 사람도 있다고 하는데 사실 나는 그렇지 않았다. 아니 왜 슬프지 않지? 하고 영화보는 중간에 스스로에게 묻기도 했다. 내 감정이 메말라버린 것일까? 그건 아닌거 같은데... 옆에서 떠드는 꼬마아이때문인가? 아니면 뒤에서 발로 내 의자를 툭툭 건드리는 사람 때문인가? 영화상영중 앞에서 옆에서 슬금슬금 왔다갔다하는 사람 때문인가? 하여튼 영화보는 여건은 영 아니었다. 15세 이상 관람가에 유치원생 정도 나이의 아이는 왜 데리고 온 것이며, 또 떠들게 두는건 뭐람. 이 영화가 슬프지 않았던 것은 아마도 주위 여건때문이었을 것이다. 영화가 끝난 후 눈물을 닦는 사람들도 보이곤 했지만 다른 이들도 그다지 슬프지는 않았나보다.
너무 기대를 많이 한 탓일까? 나는 이 영화에서 그다지 '가족의 사랑'을 느끼지 못했다. 물론 줄거리상으로는 대단한 부정애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건 본 내가 느끼지 못했다는 것이다. 깡패와 룸싸롱의 모습이 너무 자주 비춰지는 것도 눈에 거슬렸고 이 덕분에 오히려 드라마적인 요소가 많이 떨어지지 않았나 싶다. 정현과 수애의 연기는 좋았지만 작품 자체가 지니고 있는 드라마적 요소의 부족은 어쩔 수 없었다. 하지만 볼 만한 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