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스타 감사용>, 요즘 볼만한 영화가 뭐가 있을까 하고 고르던 중 딱히 눈에 띄는 영화가 없는 차에 선택한 것이 이 영화였다. 사실 그다지 많이 '땡기지는' 않았던 영화였다. 이범수가 주연인 영화들은 항상 3류 인생들을 다루고 있어 나의 아웃사이더 코드와 잘 맞곤 했지만 운이 나쁘게도 그가 나온 영화들은 그렇게 커다란 감동을 주거나 하는 등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영화는 아니었기 때문이다. <안녕 UFO>도 그러했고, <정글쥬스>, <일단뛰어>, <하면된다>, <아나키스트> 등 대다수가 상업적으로나 작품성면에서나 실패한 영화였다. 작년에 화제가 되었던 영화 <싱글즈>만이 그의 빛나는 연기에 대한 충분한 대가를 보상해주었을 뿐이다.

 이범수는 좋아하지만 그의 영화선택의 안목이 좋지 않은 건지 어떤 이유에서건 그다지 좋은 영화는 없었기에 망설여졌던 것이다. 이 영화도 사실 감동적이긴 하지만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영화는 아닌 듯 하다. 분명 <슈퍼스타 감사용>은 내게 약간의 눈물을 짜냈고, 마음 속 여린 바람에 반응하는 잔잔한 물결과도 같이 마음을 울렸다. 영화 속에서 그의 연기는 충분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이 영화는 지금 감동은 줄지 모르지만 나중에 다시 볼 영화는 아니라는 말이다.

 '감사용'이라는 특이한 이름을 가진 실제 인물에 대한 이야기를 바탕으로 썼다. 영화인지라 실제와 허구가 섞이긴 했지만 영화 내용의 대부분은 실제다. 그는 못사는 집안에서 태어난 직장인 야구투수였고, 왼손투수가 없었던 삼미 슈퍼스타즈에 유일하게 직장인 출신 선수로 들어왔다. 거의 다 진 경기를 마무리하는 패전투수로 활동을 했고, 영화에서와 같이 당대 최고의 투수와의 일전에서 결국 졌지만, 후에 꿈에 그리던 1승을 하게 된다. 하지만 그는 야구에서 성공하지는 못했고 이후 식당을 차린 뒤에도 실패했다. 그리고 지금은 할인마트의 부장으로 있다. 나이 50이 거의 다 된 뒤에, 그는 이제야 영화를 통한 잡초같은 그의 끈기를 인정받게 되었고 사인공세에 시달리고 있다고 한다. 비로소 영화를 통해서 영화속에서나 꿈꾸었던 그런 인기를 누리고 있는 것이다. 정말 하류인생에도 꿈은 있다는 것을 몸소 느끼게 해준다. 그리고 꿈이 있는 사람은 절대 지지 않는다.

 야구를 좋아하지도 야구를 잘 알지도 못하는 나지만, 그의 3류 인생에 박수를 보낸다. 이 땅의 실패한 이들이여, 꿈을 꾸는 이들이여, 우리 모두가 감사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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