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이 살아 움직이는 공포. 이 소재는 <더 헌팅>이 아닌 다른 영화에서 먼저 봤던 기억이 난다. 영화제목은 떠오르지 않지만 그 영화 역시 집 자체가 공포의 대상이 된 영화였다.

서양의 공포영화들은 대개 흡혈귀나 늑대인간 아니면 기타 다른 괴물이나 끔찍한 살인마들의 등장으로 공포를 자아내거나 최근의 영화들에서 보이는 집 자체가 공포가 대상이 되거나 큰 저택과 같이 폐쇄된 공간에서의 폐쇄공포를 자아내는 영화들이 대부분이다. 동양의 영화에서 볼 수 있는 어떤 상황에서 느껴지는 상황설정의 공포나 평소 아무렇지도 않던 친구나 동료 등 자연스러운 존재의 공포의 대상으로의 전이와는 공포생성의 근본이 다르다고 볼 수 있다.

영화에 등장하는 '힐 하우스'는 130년전 섬유공장을 소유해 막대한 돈을 번 크레인 공작이 지은 큰 저택이다. 그는 마을의 최고미인과 결혼을 했고 아이가 생기기를 바랬지만 아이는 모두 사산됐다. 알려진 이야기는 여기까지. 낡고 오래된 이 저택으로 불려온 사람들은 매로우 박사가 불면증 연구를 하기 위해 지원한 사람들이다. 하지만 매로우 박사의 연구는 '불면증'이 아니라 '공포'였다. 집에 관한 전설을 알지 못한 매로우 박사는 진실 반, 농담 반을 섞은 이야기로 사람들을 공포에 몰아넣지만 사람들은 실제로 공포심에 떨게 되고 지원자 중 한 사람인 넬이 이상증세를 보이기 시작한다. 넬은 서재 문서를 통해 이 집 주인인 크레인과 결혼한 여자의 친척이 된다는 것을 알고, 이 집에 얽힌 이야기에 하나하나 접근해 간다. 크레인은 자식이 없자 섬유공장의 아이들을 하나하나 집으로 불러내 가둬놓은 것이다. 이 큰 집이 아이들로 가득차기를 바라면서...

그러나 영화 <더 헌팅>은 이런저런 컴퓨터 그래픽 효과에도 불구하고 그다지 재미있지는 않다. 줄거리가 빈약하다고나 할까? 우리영화 중에서도 효과는 대단했지만 줄거리는 영 아닌 대표적인 영화가 있지 않은가? 이름하여 '용가리'. 하지만 용가리에 비할만큼의 컴퓨터 그래픽 효과는 아니었고 그다지 규모가 큰 SF나 액션도 아니었기에 이 영화가 재미없음에 대한 관객들의 불만은 크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소재는 괜찮았지만 공포물 치고는 참 무섭지도 않고 쟤들 뭐하나 할 정도로 부적절한 상황에서의 배우들의 오버액션은 역시 줄거리의 허술함을 증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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