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면을 볼 때부터 이 영화 참 오래됐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긴 알아보니 제작년도가 1977년니 내가 태어나기 이전에 만들어진 영화다. 그렇게까지는 생각지 않았는데 이 영화의 나이가 내 나이보다 많다는 데에서는 약간 의외.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오랜 작품으로 알려져 내 머리 속에 영화 제목은 익숙해 있는 상태였다. 영화에서 미지란 UFO를 일컫는 것인데 이를 둘러썬 어떤 음모가 있다거나 스릴, 액션이 있는 것도 아니지만 그냥 그렇게 볼만 했다. '재미'는 없었지만 화질 떨어지는 오랜 영화치고는 참 많은 것을 보여주려했다는 느낌이 들었달까? 마지막에 돔 형태로 생긴 산 뒤로 숨어들어간 두 남녀가 지켜보게 되는 장관은 정말이지 영화 제목 그대로 '미지와의 조우'였다. 소형 유에포들이 비행장에서 군인들과 마주하게 되고 곧이어 산보다도 더 큰 대형 유에포가 등장해 지구인과 5개의 음으로 대화를 나눈다. 음을 연주하는 속도가 빨라지면서 이는 마치 완성된 하나의 피아노곡을 듣는 느낌이 든다. 외계인과의 대화 언어로서 피아노의 5개음을 채택한 아이디어도 신선했고 지구인과 우주인이 만나는 장면도 지금은 다소 진부하지만 그 시초가 이 영화가 아니었나 싶다.

p.s.
요즘과는 제목 짓는 방식이 참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지와의 조우' 는 이런 유에포 영화보다는 다큐멘터리 영화에 어울릴 법한 너무나 솔직하고 객관적인 제목이다. 요즘 같으면 '안녕 유에포' 이 정도가 되지 않을까 싶은데 어쩌면 성업성에 찌들은 요즘 영화들보다 때묻지 않은 제목짓기방식인 '미지와의 조우'가 더 순수하게 다가오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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