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김정은이 출연중인 드라마 <파리의 연인>의 인기로 인해 이 영화는 적지 않은 부차적인 인기를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영화 <가문의 영광>의 이미지와도 같은 김정은의 푼수끼있고 어리버리하고 밑바닥 인생에서 시작한 생활력 강한 잡초같은 이미지가 드라마 <파리의 연인>에 이어 16일 개봉한 영화 <내 남자의 로맨스>로 까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영화는 역시 김정은은 '잡초 같은 여자'의 배역이 어울린다는 걸 다시한번 실감하게 한다.

<내 남자의 로맨스>는 외국영화 <노팅힐>과 <러브 액츄얼리>를 떠올리게 한다. 감동적이고 아름다운 사랑이야기라는 점에서 <러브 액츄얼리>에서의 한 장면이 떠오른다. 한 남자가 이미 결혼한 친구의 아내를 오래전부터 사랑해왔지만 평소엔 쌀쌀맞고 무뚝뚝하게 대하다 결국 친구와 결혼해버린 여자를 찾아가 뒤늦게 사랑고백을 하는 장면의 감동은 비록 같은 상황은 아닐지라도 그때의 감동과 <내 남자의 로맨스>의 마지막 비오는 거리를 헤치고 7년간 사귄 여자에게 돌아가는 장면의 감동의 세기는 비슷하다.

또한, <노팅힐>을 떠올리게 하는 것은 이 영화가 인기 여배우와 평범한 회사원의 사랑을 소재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다. 비록 <노팅힐>에서는 둘의 사랑이 피어나는 것으로 감동적인 사랑의 결론을 얻지만, <내 남자의 로맨스>에서는 다르다. 오승현과 김상경 사이에서 순간적인 사랑의 감정이 싹트기는 하지만 그것은 그저 김상경과 김정은의 사랑을 좀더 소중하고 진실된 것으로 비추게 하는 영화적 장치에 불과하다. 이쁘고 인기많은 연예인 오승현과 만나면서 김상경은 마음에 갈등을 일으키지만 결국 오래된 사랑인 김정은을 선택하게 된다. 영화 속에서 김상경이 오승현을 찾아가 나눈 대화는 가슴을 찡하게 만든다.

오승현이 김상경에게 함께 하와이로 휴가를 떠나자고 제안하자, 김상경이 오승현을 찾아가 이를 거절하며 미안하다 한다. 그러자 오승현은,

"왜요?"
"무서워서요"
"현주씨가요?"
"아니요. 현주를 잃을까봐요..."

이 영화는 이렇게 감동과 함께 "순간적인 사랑을 쾌락을 안겨줄지 모르지만 오래가진 못한다. 사랑은 오래될 수록 좋다" 라는 교훈을 우리에게 보여준다. 비록 영화 속 김정은의 연기를 보기 위해 본 영화지만 매우 만족스럽다.


p.s 서울극장 18일 5회에서 김정은은 무대인사를 나왔다. 내가 영화를 보러 간 날짜와 시간이 우연히 이때 딱 떨어졌고, 처음으로 영화를 보며 무대인사라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비록 약간 늦게 들어가 김정은을 잠시동안만 봐야했으나 맨 앞자리여서 그래도 가까이서 볼 수 있었다. 느낌은... 연예인같지 않다는 것이다. 그녀는 정말로 영화 속의 현주처럼 수수하고 맑고 발랄했다. 원래 성격이 그런 듯 하다는 느낌이다. 별루 이쁘지도 몸매가 뛰어난 것도 아닌 그녀가 지금처럼 이렇게 인기를 얻을 수 있는 것은 순전히 솔직한 그녀의 삶을 영화에 반영시킨 결과가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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