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 역시 참 오래된 영화다. 근래 본 영화중에 가장 오래된 영화가 아닌가 싶다. 1990년에 개봉했으니 내가 초등학교 다닐 적이다. 이번에 이 영화를 보기 전에 한 차례 본 적이 있다. 그때도 역시 케이블 티비를 통해서였지만 너무 오래된지라 다시 한번 보기로 했다.
네바다주의 어느 사막 한 가운데에 20명도 채 안되는 조그마한 시골마을이 위치해 있다. 그러다 사막으로 지진학은 연구하는 대학원생이 오게 되고 그녀는 며칠동안 이 사막에서 지진계를 통해 이상한 진동을 느낀다. 하지만 원인은 알 수 없고....
어느날 이사를 하던 발렌타인과 얼은 철탑에 매달려 죽은 에드거를 발견하게 되고, 소가 갑자기 사라지고, 전화선이 끊기고, 노부부가 차와 함께 사막으로 매몰된 현장을 발견하게 되면서 이상징후를 느낀다. 그러다 거대한 구렁이 같이 생긴 괴물이 땅속을 통해 사냥을 하는 것을 발견하게 되고, 발렌타인과 얼은 냅다 뛰어 절벽으로 괴물을 몰아내 죽게 만든다. 그러나 하나 죽은 것으로 끝날리 없다. 아직 셋이 더 남아있던 것. 이들은 마을에 알려 모두 피신을 하고, 괴물의 특징을 연구하면서 고립된 마을에서 도망칠 준비를 한다.
영화 제목이 <불가사리>인 것은 극중에서 한 마을주민이 이 괴물을 '불가사리'라 지칭했기 때문이다. 영화의 주인공인 괴물을 지칭하는 이름이 '불가사리'인 것이다. 고립된 사막을 배경으로 하여 땅속 구렁이 같은 거대한 괴물을 등장시킨 발상은 참으로 재미있다. 영화의 재미는 다름아닌 이러한 괴물의 특징에서 비롯된다. 눈이 없고, 땅속으로 헤쳐다니며, 소리와 진동을 통해 대상을 공격하는 괴물을 피하기 위해 사람들은 숨죽이고 소리를 내지 않으며 아무리 뛰어도 진동을 느낄 수 없는 사막의 바위를 안전한 장소로 생각해 내게 된다. 보통 공포영화에 나오는 괴팍하게 생긴 무서운 괴물과는 달리 우리에게 친숙한 벌레같은 존재를 좀더 부풀리고 공격적으로 만들었을 뿐인 이 괴물은 영화에 재미를 주는 신선한 발상이다.
영화를 두번이나 봤지만 두번 모두 재밌게 본 것은 시간차를 두고 본 것도 한몫하겠지만 그만큼 영화가 재미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세번 본다면 좀 지겨울 법도 하다. ^^;
무섭지 않은 공포영화를 좋아한다면 이 영화를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