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디로 굉장한 영화였다. 내 생애 이렇게 피를 끓게 하는 영화는 처음이었다. 그것은 내가 밴드에서 '드럼'이라는 포지션을 맡고 있기 때문에 더욱 그러한 것이지만, 꼭 드러머가 아닌 악기를 다루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이 영화를 보고서 감탄하지 않는 사람은 없을 터이다. 수백명의 사람들이 대형 운동장에서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며 퍼레이드를 하는 것도 대단하지만, 그것은 둘째치고라도 그들 각각이 대단한 악기실력을 지니고 있다는 것은 놀랄만하다.
이 영화의 주인공인 데본을 맡은 닉 캐논이라는 배우와 그의 선배이자 밴드의 리더인 숀을 맡은 레너드 로버츠가 정말 그만한 드럼실력자인지 궁금하다. 그냥 컴퓨터 그래픽으로는 그렇게 그려낼 수 없을 듯하고, 그저 흉내내기만 하더라도 그만한 연주를 보일 수 없다. 그 정도의 실력이라면 굉장한 드러머인데 이 배우들이 실존하는 드러머일까? 영화를 본 첫번째 의문은 그것이다. 이 둘 뿐만 아니라 등장하는 모든 이들의 드럼실력이 굉장했다. 그들의 1/10만이라도 따라갈수만 있다면 하는 바램의 목소리와 여태 너는 우물 안 개구리였어, 라는 식의 질책의 목소리가 내 마음 속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울려대고 있었다.
영화 내에서의 로맨스와 선후배간의 갈등, 연습장면 등등도 볼만하지만 마지막 씬인 각 학교간의 대결에서 오랜 숙적인 모리스 모건 대학과 애틀란타 A&T 대학이 동점을 받자 승부를 가리기 위해 드럼라인이 마주보고 대결하는 장면에서는 손에 땀을 쥐는 긴장감을 느끼기도 했다.
이 영화는 정말이지 드러머라면, 밴드의 멤버라면, 혹은 악기를 배우고자하는 지망생이라면 꼭 봐야할 영화다. 여태 이런 영화를 몰랐다니! 이 영화를 보면 당신의 실력을 알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