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10월 10일에 개봉했다하니 그다지 오래된 영화는 아니다. 집에서 빈둥빈둥 있다가 케이블 티비를 보는데 이제 막 시작하는 영화가 있네. 버스데이걸... 비디오 가게에서 영화제목은 얼핏 본거 같은데 내용은 모르고 있었다. 케이블티비에서 맨날 식상한 영화들만 해주다가 아직 보지 못한 영화고, 제목도 이색적이어서 쇼파에 드러눕고 영화를 관람!

어느 시골의 존 버킹검이라는 성실한 은행원이 야한 사이트를 접속한다 싶더니 러시아 여자를 하나 찍는다. 아이쿠. 신부를 주문한다. 비행기로 영국으로 온 러시아 여인은 이쁘장한 얼굴과 쭉빵한 몸매를 지녔으나 사이트에서 보증한 바와 같이 영어를 구사하지는 못한다. 영어를 아예 모른다. 물론 이는 나중에 사기극이라는 것이 알려지지만 말이다.

말이 안통해 신부를 돌려보내려던 존은 하루이틀 그녀와 생활하다보니 그녀가 좋아졌다. 밤에는 색다른 섹스로 그에게 쾌락을 선사하고, 낮에는 함께 들판에서 거닐기도 하며 즐거운 나날을 보낸다. 그러나 어느날 들이닥친 나디아의 사촌이라는 사람들은 집에서 나갈 생각을 안하고, 보다못해 가달라고 통보한 존은 다음날 아침 인질극에 휘말리며 다니던 은행을 털게 된다. 그의 무료한 삶은 어느덧 긴장감 넘치는 삶으로 바뀌었지만 이건 바라던 바가 아닌데...

어찌어찌 치고박고 다투고 하며 영화는 끝날기미를 보이고 존과 나디아는 서로를 사랑했음(?)이 드러난다.

조금은 당황스러운 로맨스를 담고 있는 영화. 버스데이걸. 집에서 무료한 하루를 보내고 있는 나같은 이에겐 딱인 영화였다. 그다지 감동도, 볼거리도, 교훈도 제공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나쁘진 않았다.

한가지 더. 이 영화에는 러시아인이 등장하지 않는다. 러시아 여자 나디아는 호주 출신의 니콜 키드먼, 그녀의 사촌이라 속이고 들이닥친 두 남정네는 프랑스인이다. 그럼에도 이들에겐 러시아 냄새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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