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날을 맞아(?) 공부도 안되고 해서(?) 비디오 두 편을 빌렸다. 사토라레는 그 중 하나. 영화개봉한지 대략 6개월 가량 지났지만 그 당시에 굉장히 보고 싶어하던 영화였는데 이제야 빌려 보게 되었다.
사토라레(サトラレ, sato;ra-re)란 '의지전파과잉증후군'으로써 풀이하자면, 생각하는 모든 것이 '사념파(思念波)'로 변환되어 반경 10m이내에 있는 사람들에게 모두 전달되는 이상현상이다. 1000만명 중 1명의 확률로 존재하는 그들은 예외 없이 IQ180 이상의 놀라운 천재로서 각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국가에 지대한 기여를 하고 있다.
사토라레란 이름은 민화에 나오는 인간의 마음을 읽는 도깨비 '사토리'에서 유래한 것으로, 마음을 들키는 사람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감독과 배우에 관해서는 잘 알지도 못하고 굳이 언급하지 않겠다. 이 영화를 보면서 사토라레의 인간적인 면에 감동해 눈물을 많이 흘렸다. 국가는 사토라레를 공식적인 보호대상으로 관리해 인구 3만명 이하의 도시에 배정해 그곳을 벗어나지 못하게 하며 국가적인 인재로 키워나가려 한다. 그들은 기본적으로 아이큐가 180이 넘기 때문이다. 이미 예전의 사토라레들이 각 연구기관에서 대단한 성과를 내고 있고, 7번째 사토라레인 사토미 또한 그러리라 기대를 하면서 그 자신이 사토라레임을 눈치채지 못하도록 철저히 관리한다. 하지만 그들에게 사토라레는 관리대상일뿐 인간은 아니다. 하지만 사토미를 밀착관리토록 임무를 받은 요코는 점차 사토라레 또한 생각을 하고 마음을 가지고 있는 인간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3살적 아픈 자신을 구해준 할머니를 위해 사토미는 외과의사가 되었고, 영화의 후반부에 이르러서는 할머니의 췌장암 수술을 맡기도 한다. 결국 할머니는 췌장암 말기여서 완치가 불가능한 상태로 후에 세상을 뜨게 되지만 사토미는 할머니를 위해 최선을 다했고 이런 사토미의 마음을 병원의 모든 사람들이 알게 되면서 그를 진정한 인간으로써 대하게 된다.
이 영화는 내가 말하기도 전에 생각한 것들이 타인에게 공개된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일단 그것이 좋은 생각이든 나쁜 생각이든 거짓말이라는 것은 불가능하게 된다. 사람이 진솔하지 않다면 그 거짓이 다 드러나게 된다. 마음이 선한 사람이면 모를까 조금이라도 악한 생각을 해보는 것 자체로도 아마 매장당할 것이다. 이 영화 속의 사토미는 그나마 마음이 순수하고 어린아이같아서 사람들이 그를 동정하고 가여워하고 다정하게 대해준 것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이 영화는 전혀 다른 내용을 담게 되었을 것이다.
그런면에서 '사토라레'가 되기 위해서는 일종의 자격을 갖추어야 하지 않나 생각된다. 물론 영화속의 설정이 사토라레가 후천적이 아닌 선천적인 요인으로써 작용하지만 말이다. 아무리 선한 사람이라 할지라도 거짓말 한번 해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 터이고, 싫어하는 사람을 향한 증오의 마음을 가져보지 않은 사람 또한 없을터인데, 그렇다면 우리는 '사토라레가 될 자격'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
P.S
이 영화와 '왓 위민 원트'를 비교해보는 것도 또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을 듯 하다. 영화 '왓 위민 원트'에서는 한 남자가 여자들의 속마음을 읽을 수 있게 되는 설정을 갖고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