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열 두명의 웬수들'은 전형적인 가족코미디다. 결론이 뻔한 '가족애'를 그리고 있는 영화이지만, 우리는 결론을 알고 있음에도 영화를 보며 살짝 눈물을 흘리기도 하는 자신을 발견한다.

'가족'을 주제로 하는 영화는 항상 결론이 뻔하다. "가족은 중요하다"는 것이다. 뻔함에도 불구하고 이런 영화들이 항상 관객들에게 사랑을 받는 이유는 남녀간의 사랑을 그린 영화들이 결코 흥행에 실패하지 않는 이유와도 같다. 아주 근본적인 인간의 감정을 그려내고 있기 때문이다. '가족', '사랑', '연인' 의 단어들은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감정이며 잠시 활동을 멈추고 있는 휴화산과도 같은 것이다. 언제 다시 타오를지 모르는 것이다. 사람들은 각자의 힘겨운 일상속에 이런 감정을 파묻어놓고 있다가 영화를 통해 끄집어내는 것이다.

낳고 낳다보니 어느덧 열 두명이나 되는 아이들. 시골의 풋볼감독인 아버지와 글을 쓰는 어머니 사이에 아이는 열 둘이나 된다. 큰 딸아이는 뉴욕에서 애인과 함께 살고 있고, 큰 아들은 풋볼선수다. 셋째는 자칭 얼짱이라는 소녀. 그리고 나머지는? 아직 한참 어린 꼬마들이다. 이들을 모두 관리하기는 쉽지 안다. 어느날 아버지는 대학친구로부터 모교 풋볼감독 스카웃을 받고 이사를 결심한다. 시골에서 뻑쩍지근한 도시로... 게다가 이사한 뒤 엄마의 책이 출간되는 운이 잇따라 터진다. 하지만 아이들은 불행하다. 이사전 행복을 보장한다던 아빠의 말은 아이들에겐 거짓이다. 아빠와 엄마 자신의 욕심은 채웠을지 몰라도 아이들은 그전보다 불행해진 자신을 발견하고, 엄마, 아빠를 포함한 열 네명의 가족은 이기주의적으로 변해간다.

하지만 꼬마 마크의 가출로 인해 가족이 다시 뭉치게 되는 계기를 마련하고, 큰 딸은 수많은 개구진 동생들을 싫어하는 애인을 차고 가족에게 돌아오고, 아빠는 사표를 낸다. 자신의 욕심을 줄이고, 가족을 선택한 것.

이미 우리가 예상했던 결론이다. 하지만 감동이 밀려온다. 왜냐면...
당신에게도 가족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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