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버린 또 하나의 가족
희정 지음, 반올림 기획 / 아카이브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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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이건희만이 나쁜 사람이겠습니까? 박정희의 죄악을 애써 모른 척하면서 지금도 대를 이어 그를 숭배하는 사람들이 그 모든 악행의 공범이듯이, 지금 이 순간 삼성이 무슨 일을 저지르는지 애써 알고 싶어 하지 않는 우리 역시 살인을 방조하는 공범이기는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그런 공범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알아야 합니다. 알기 위해서는 보아야 하고 들어야 합니다. (김상봉)
-8쪽

노동강도가 높은 만큼 높은 연봉을 준다는 삼성은 그들의 꿈과 욕구에 맞아떨어지는 직장이었다. 그리고 그들은 아프거나 죽었다. 회사는 많은 일을 시켰고, 위험한 화학물질들을 사용케 했으며, 짧은 휴식을 주었고, 안일한 안전대책을 세웠다. 그들이 ‘사고자 했던’ 행복은 사라졌다. 그들의 빼앗긴 꿈은 이야기되지 않았다.
-109쪽

"1년에 한 번 만족도 조사를 해요. 외부적으로 삼성의 이미지에 대한 프라이드를 느낀다, 내가 삼성 다닌다는 것에 자부심을 가진다, 그래요. 왜 그러냐면 하도 언론에 그렇게 나오니까요. 반면에 부서 내에서 느끼는 만족감 같은 건 굉장히 낮게 결과가 나와요. 그게 문제죠."(한수영)
-125쪽

"커피숍으로 가는 줄 알았는데, 모텔로 쑥 들어가더라고요. 방에 들어가니 회사 차장이라고 하는 사람이 앉아 있는 거예요. 그 사람이 대뜸 무슨 얘기를 하냐면, ‘1년 치 퇴직금, 거기다가 플러스로 위로금을 드릴 테니까 합의하고 장례를 치르도록 합시다.’ 사과부터 할 줄 알았더니 대뜸 그 얘기를 하는 거예요. 그런데 ‘산재는 뺀 금액입니다.’ 그래요. 나는 그때는 산재는 생각도 못했기에 산재 얘기가 여기서 왜 나오지 했는데, 알고 보니 산재는 안 된다는 말이었던 거예요."(주현 씨의 아버지)
-136-137쪽

의심을 품은 노동자들은 산재보험금을 내줄 수 없다는 근로복지공단을 향해 이렇게 묻는다.
"그럼 근로복지공단은 왜 있는 거지요?"
근로복지공단은 직업병 노동자들이 낸 산재불승인 처분 취소 소송에 삼성이 고용한 대형 로펌을 부르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15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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