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남자 그 여자 - MBC FM '이소라의 음악도시'의 아름다운 101가지 사랑 이야기 그 남자 그 여자 2
이미나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3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참으로 오랫만이다. 이런 책을 사본 것은...
참으로 오랫만이다. 이런 책을 읽은 것은...

숯한 로맨스 영화를 보면서, TV 인간극장을 보면서, 드라마를 보면서 감동의 순간들마다 흘러내리는 눈물을 닦으며 나는 아직 감성이 메마르지 않았음을 확인했지만, 그것은 아마도 그저 감동적인 장면에서 느껴지는 자연스러운 인간의 반응이었는지도 모른다.

<그 남자 그 여자>를 읽으면서 오래토록 나의 사랑의 감정이 내면 깊숙한 곳에 묻혀있음을 느끼고, 그 오랜 감정들을 다시 불러들이기까지는 약간의 시간이 필요했다. 사실 이런 책은 돈주고 보기에는 아깝다. 시시콜콜한 사랑이야기쯤이야 어디에서나 찾아 볼 수 있고 굳이 그것들이 책으로 엮여졌다고 하더라도 별다른 내용을 찾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의 사랑이 현재진행형이라면 이 책을 읽지 않고도 이 책에서 느껴지는 감정들을 현실속에서 천천히 느낄 수 있었겠지만, 나의 현실은 그렇지 않았기에 굳이 돈주고 사기 아까운 이 책을 통해 나는 오랜 추억 속의 사랑의 감정을 느껴볼 수 있었다.

여담이지만 이 책을 쓴 라디오 프로그램 <이소라의 음악도시>의 이미나 작가는 도대체 이런 사랑의 에피소드를 어디서 끌어왔을까 하는 생각도 품어 보기도 한다. 글쎄 30살쯤으로 추정되는 그녀가 그 많은 유형의 사랑을 해봤을까. 머리 속에서 쥐어짜며 쓴 글치고는 너무도 생생해서 가끔씩 듣는 라디오에서 들을 때마다 난 혼자서 눈물을 훔쳤다.

첫사랑의 기억은 참으로 오래가는 듯 싶다. 그리고 그것은 기억에 의존하지만은 않는 듯 하다. 가끔씩, 때로는 종종 불현듯 떠올라 날 괴롭히니 말이다. 남자는 첫사랑을, 여자는 마지막 사랑을 잊지 못한다고 했던가. 그래서일까. 이미 오랜 시간이 지난 일이지만 아직도 내게는 생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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