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철이 되면 난 재미있는 사실 하나를 발견하게 된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처지에 맞지 않는 후보에게 한 표를 던진다. 경제적으로 상류층보다는 빈곤층에 가까우면서도 신자유주의를 토대로 한 재벌과 기득권 세력들의 배를 살찌우는 정책을 내세우는 당을 지지한다. 소위 하루 벌어 먹고 살아 가는 사람들, 그렇지는 않더라도 일년내내 생업에 종사해야하는 사람들에게는 정치적 색깔이란 사실 중요치도 않고, 그다지 뚜렷하지도 않다. '서민'이라 불리우는 그들에게는 정치적 사상보다는 서민층, 빈곤층에 도움이 되는 경제정책이 가장 절실할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있는 사람들에게 더 많은 이익을 가져다주는 정책을 내세우는 당에 지지를 보낸다.
우리집은 내가 보기에 중산층이라기보다는 그 아래에 해당되는 듯 하다. 소위 중산층이라는 계층은 그래도 어느 정도 약간의 여유를 가지고 차도 굴리며 다양한 문화생활의 혜택도 누리는 사람들을 일컫는 듯 한데, 우리집은 비싼 기름값 대가며 자동차를 굴릴 형편도 아니고, 가끔씩 영화관람에 지출하는 돈도 아까워하며, 또 그다지 경제적으로 희망적인 내일보다는 암담한 내일이 기다리고 있는 집이다. 중산층이라기엔 너무나 어둡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부모님 두 분은 민주노동당이나 사회당까지는 아니더라도 열린우리당을 지지하지는 못할 망정, 한나라당을 지지한다(경제정책면에서 사회당, 민주노동당, 열린우리당, 민주당, 한나라당 순으로 좌에서 우로 갈수록 기득권 계층을 위한 정책을 내세우고 있다는 것은 최근의 언론을 통해 흔히 알 수 있는 사실이라 구체적으로 열거하지는 않겠다).
한나라당은 가장 많은 보수 기득권 세력들을 지지기반으로 하고 있는 당이고, 내세우는 정책 또한 서민층보다는 상류층의 사람들에게 더욱 이익이 된다. 그럼에도 부모님은 이제껏 한나라당을 지지했다. 그들에게 표를 줌으로써 오히려 경제정책은 상류층의 배를 불리고 서민층은 죽어나는데도 부모님은 그들을 지지한다.
가지고 있는 기득권은 커녕 살아가기에도 급박한 현실에 놓여있는데 서민층에 도움이 되는 정책을 가진 정당을 지지하지는 못하고 오히려 그 반대의 정당을 지지한다?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더욱 불행한 현실은 나의 부모님뿐만 아니라 '돈 없고 백 없는' 많은 사람들이 선거때가 되면 이와같은 행동을 반복한다는 것이다. 지역주의적 경향이 강해서일까? 그 점을 감안한다고 하더라도 어느 지역에도 연고가 없는 서울토박이인데다 사상적, 정치적 색깔도 그다지 가지고 있지 않은 나의 부모님이 한나라당을 지지하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
난 나의 부모님과 같은 분들께 말하고 싶다.
정말 현재의 당신의 삶이 나아지기를 원한다면 내가 이 나라 계층구조의 어디쯤에 위치해 있는지를 판단해보고 당신에게 맞는 정당에 표를 던져라. 정치, 사상, 지역을 떠나 당신에게 가장 시급한 것은 힘겨운 지금의 현실에서 좀더 나은 미래를 찾아보는 것일 게다. 그렇다면 모든 조건을 떠나 오로지 정당의 정책만을 보고 당신에게 도움이 되는 정당에 한 표를 행사하는 것이 마땅하다. 어느 정당이 몇 억을 해먹었다느니, 어떤 정치인이 어떤 발언을 했다느니 하는 언론의 보도는 무시하고, 오로지 당신의 현실을 생각하고 투표를 하라. 매번 당신은 그들(기득권, 상류층의 배를 살찌우는 정책을 내세우는 집단)에게 표를 행사하고 뒤돌아서 시간이 지나면 이 나라가 서민들 죽인다며 불평불만 늘어놓고는 한다. 그것은 선거때 당신이 던진 표에 대한 결과일 뿐이다. 만약 나중에 후회하고 싶지 않거든 선거 할 때 제대로 된 투표를 하라. 그것이 당신의 삶을 좀더 나아지게 하고, 스스로 불평불만을 잠재우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