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책을 만들고 책은 사람을 만든다"
 
행정구역상 그곳이 광화문인지, 종각인지, 종로인지는 모른다. 편의상 종로라고 하자. 종로에 있는 교보문고 건물의 벽에는 위와 같은 글귀가 쓰여져 있다. 교보문고를 지날 때 마다 저 글귀를 보면서도 무심코 그냥 지나쳐버렸다. 그런데 새삼 저 말이 가슴 깊이 다가왔다.

사람이 책을 만드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면 책은 사람을 만드나? '만들다'라는 단어의 전자와 후자의 의미는 다르다. 그것은 기본적인 국어 교육을 받은 이라면 누구나 간파해 낼 수 있는 부분이다. 전자의 '만들다'는 의미는 '제작하다'라는 뜻을 지닌 것이고, 후자의 '만들다'라는 의미는 '수양시킨다', '성숙시킨다'라는 의미를 지닌다. 그렇다. 책은 사람을 만든다. 사람을 수양시키고, 성숙시킨다. 사람을 잘 발효시킨다. 사람의 됨됨이를 높여주고, 인격완성의 길로 인도한다. 예로부터 "책이 스승이다" 라는 말이 있다. 이는 나에게도 해당되는 문구이다. 나는 학교제도교육 속의 선생님으로부터 배운 것보다 책 한 권에서 배운 것이 더 많다. 책은 사람을 한 순간에 변화시키기도 한다. 우리 사회의 대가라고 불리는 사람들 중 다수는 젊은 시절에 책 한 권의 영향을 받은 경우가 많다. 책은 인간에게 생각의 시간을 주고, 깨달음을 준다. 그리고 그의 삶의 방향을 일러준다.

나에게 많은 영향을 준 책은 어떤 것이 있을까? 중고등학교 시절에는 책을 많이 읽지 않아 그 시절에 내게 영향을 준 책이라곤 애써 떠올리려해도 떠오르지 않는다. 대학시절에 읽은 책 중 내게 사색과 깨달음, 삶의 방향을 일러준 책들은 먼저 탁석산 선생님의 '한국의 정체성', '한국의 주체성'을 들 수 있고, 삼인 출판사에서 나온 '우리 안의 파시즘', 쿠바의 혁명가 '체게바라 평전'을 들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그 외에도 플라톤이나 헤겔 등의 철학자들의 생각 또한 내게 많은 영향을 끼쳤다.

나는 책을 읽는 순간이 기쁘다. 즐겁다. 책을 읽으며 여러 가지 상념에 젖어 있을 때 나는 쾌감을 느낀다. 나에게 생각할 꺼리 들을 주는 모든 것은 반가움의 대상이다. 책은 생각할 꺼리를 주는 것중 으뜸이다. 나는 책을 통해 논다. 놀이를 한다. 내가 어떤 이의 책을 읽을 때 그는 내 머리 속에 들어와 장난을 친다. "이거 라니깐". 그러면 나는 "아니야 그건 아니야. 왜냐면..." 하고 그의 장난에 반응을 보여준다. 내 머리 속에는 그와 내가 들어있다. 둘이서 서로 시비걸고 장난치고 뒹구르고 한다. 그와의 대화를 통해 나는 세상을 좀더 멀리, 좀더 깊이 내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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