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남이 나 모르게 나의 습관이나 행동양식 등을 따라하는 것을 싫어한다. (좋아하지 않는 것을 넘어 싫어한다.) 물론 어떤 사람이 나를 따라하려고 하지 않고 나를 모르는 상태에서 나와 비슷한 행동을 할 수는 있지만 그것은 예외로 하고 지금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나를 아는 어떤 사람이 나의 행동이나 습관, 흔적들을 보고서 그것을 익히고 따라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교과서에 내 나름대로 필기를 하고 체크하는 방식이 있다고 하자. 그런데 남이 내 방식을 보고 마음에 들어 따라하면 나는 별로 기분이 좋지 않을 것이다. 그것은 내가 그동안 공부를 해오며 습득해온 나만의 방식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그들 나름대로 공부를 하면서 자기 습관을 익히면 될터인데 나를 따라한다. 나는 이것이 매우 못마땅하다. 또 하나 예를 들어보면 지금과 같은 나의 글쓰기 방식을 따라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것 또한 매우 불쾌할 것이다. 나는 나 나름대로, 그들은 그들 나름대로 방식이 있을텐데 남의 것을 왜 따라하느냔 말이다.

어떤 이들은 여기서 그럼 넌 남의 방식 따라한 적 없느냐 라고 말할지 모르지만, 내가 어떤 분야에 미숙해 양해를 구하고 그들의 것을 배우거나 따라한 일은 있지만 그것은 내가 정말 그것에 대해 모르기 때문에 그 '모름'을 인정하고 행한 일이다. 이것은 중요하다. 내가 나 자신의 무지를 드러내고 모르기 때문에 배우겠다는 것, 따라하겠다는 것과 자신이 그것을 처음부터 사용한 것인양 행하는 것은 엄연히 차이가 있다. 후자의 사람은 자신의 양심을 속였고 남을 속였다. 모르면 모른다고 인정하라. 미숙하면 미숙하다 인정하라. 그렇기 때문에 남의 것을 배우고, 모방하고, 가져오겠다면 그 누구든 그를 따뜻이 대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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