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마다 글을 쓸 때 어렵게 쓰는 사람이 있고, 쉽게 쓰는 사람이 있다. 어렵게 쓰여진 글에는 보통 사회학적, 철학적 용어들이 자주 등장하며, 외래어나 한자어의 사용이 잦다. 쉽게 쓰여진 글에는 가급적 한글전용으로 쓰려고 한 노력이 엿보이고, 어려운 외래어나 전문용어, 한자어는 배격하는 경향이 있다. 어떤 글이 좋은 글일까?
둘 중 어떤 글이 좋은 글이라고 답하기는 어렵다. 글의 성격에 따라서 둘 중 어느 하나가 적합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으며, 어렵게 쓰여진 글은 그것 나름대로, 쉽게 쓰여진 글은 그것 나름대로 매력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에게 읽히기 위한 글이라면 쉽게 쓰는 것이 좋을 듯하다. 전문용어가 많이 들어가고, 한자, 외래어가 많이 들어간 글은 공부를 많이 한 사람들에게는 좋을지 모르지만 그렇지 않은 많은 사람들에게는 부담스러운 글이고, 머리아픈 글이다.
그러나 쉽게 쓸 수 있음에도 어렵게 쓴 글은 좋은 글이 아니지만 어려운 용어를 들어가며 쓸 수 밖에 없는 글이 있기도 하다. 철학책이 가장 대표적이다. 철학자들은 일부러 그들만의 어려운 용어를 써가며 철학을 논한 것이 아니다. 그렇게 쓸 수 밖에 없고, 그렇게 표현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들이 말하고자 하는 것을 명석판명하게 드러내려면 그런 단어를 사용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일상의 용어로는 표현이 불가능한 그런 것들을 설명하기 위해 새로운 용어를 창안해야 했고 그것으로 현상을 설명하고자 했던 것이다. 이런 용어들이 시대를 지나오며 계속 해서 만들어지고 지금의 철학책처럼 알 수 없는 글이 되고 만 것이다. 그러나 철학책이 어려운 것은 아니다. 표면상 어렵게 보이지만 그 핵심 용어를 파악하고나면 그 구조가 쉽게 들어오는 것이 철학책이다.
그것은 어려우면서 쉬운 글이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