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그 동안 '현실' 안에서 철학함으로 인해 현실을 반성적으로 사고하는 힘을 잃어버렸거나, 아니면 '현실 바깥에서' 철학함으로써 현실을 철학화하는 의식을 상실한 면이 없지 않았다. 우리는 '현실과 함께' 철학함을 확립해야 할 것이다. 이렇게 될 경우에만 서양의 텍스트를 읽든 동양의 텍스트를 읽든 편협함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며, 현실에 대한 해석적 기능과 변혁적 기능의 무모함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철학 없는 현실은 맹목적이고 현실 없는 철학은 공허할 것이다. 이런 조건이 충실히 반영될 때에만 우리는 철학의 식민성을 극복하고 주체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며, 산 철학을 뿌리내릴 수 있을 것이다."
이는 <현실 속의 철학 철학 속의 현실>(김석수 지음, 책세상)이라는 철학자 故 박종홍씨에 대한 철학적 분석을 담은 책의 겉표지에 쓰여져 있는 말이다.
이만큼 철학과 현실의 관계를 잘 설명한 말이 있을까 싶다. 어떤 철학자는 너무 구름에 붕 떠 이상만을 추구하고, 어떤 철학자는 너무 현실에 갇혀 이상과의 조화를 이루지 못한다. 그 중간에 자리잡는 것은 쉬울듯하면서도 매우 어렵다. 나는 어떠한가? 나는 현실을 가까이 두고 현실을 바라보면서도 나의 마음은 이상을 향해 나아가있다. 즉 이상을 이루기 위해 현실을 바라보고 관찰한다는 것이다. 나는 현실을 먼저 바라보기 보다 이상을 먼저 바라보고, 이상에 맞춰 현실을 개혁하고 혁명을 꿈꾸려한다. 그러나 그것이 실현불가능한 이상이 되지 않도록 이상을 현실에 가까이 놓으려한다. 플라톤이나 헤겔 그들의 철학은 체계적이었으나 너무 이상적이었다. 그러나 마르크스, 그는 이상과 현실의 조화를 어느 정도 달성한 사람이었다. 그러나 그것은 인간을 바라보지 못한, 인간의 내면적인 요소를 바라보지 못한 한계가 있었다. 인간은 많은 것을 소유하려 하는데 마르크스는 평등을 외쳤다.
나는 계속해서 현실을 바라보며 이상을 만들어가고 있다. 그것이 언제 완성될지, 완성되기는 할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