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도 한국의 많은 부모들은 자녀가 철학과에 간다고 하면 뜯어 말릴 것이다. 왜 그럴까?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일까?

다른 나라는 어떤지 모르지만, 한국이라는 상황에 걸맞게 생각해보면, 한국에서뿐만 아니라 '철학한다'는 것은 어떤 문제에 대해서 깊이 사색하고 문제의 근본원인을 찾기 위해 소급해 들어간다는 면에서 위험(?)하다. 위정자들에게는 그만큼 위험한 것이 따로 없다. 아무도 건드리지 않으면 그대로 유지될 사안들에 대해 철학도는 이를 걸고 넘어진다. 자신의 사적 이익관계를 떠나 '철학한다'는 것은 그런 것이다. '이 문제가 이렇게 된 원인이 무엇일까?' 생각하면서 계속해서 원인을 파고든다. 한국에서는 박정희-전두환-노태우로 이어지는 국가권력의 절정기에 국가의 정책에 딴지를 건다는 것은 "나 죽겠소" 하고 나서는 자살행위나 다름없는 것이었다. 따라서 부모들은 가급적 국가를 거스르지 않고 자녀가 편안한 삶을 살기를 바랬을 것이다. 그저 조직에 순응하고 인정받으며 살기를 바랬을 것이다.

그러나 이것이 진정 부모가 자식을 위하는 길일까? 진실은 덮어둔 채 나만의 안위를 생각하고 나의 안락한 삶을 꿈꾸는 것이 진정 올바른 길일까? 그렇지 않다. 잘못된 것을 알도록 깨우쳐주고 그것을 고치도록 인도하는 것이 부모세대가 해야할 일이다. 그저 품안에 두고서 아끼며 데리고 사는 것은 진실을 감추고 거짓을 가르치는 행위이다. 진리, 진실을 모르고 살아가며, 그냥 그렇게 죽어가는 삶은 얼마나 불쌍하고 안타까운가!

또한 진리, 진실을 아는 것으로 그쳐서도 안된다. 안다면 그것을 실천으로 옮겨야한다. 아는 것으로 만족하는 것은 그저 나의 지적 만족감, 지적 유희일 뿐이지 그것은 진리, 진실을 위해서는 어떤 도움도 되지 못한다. 그것을 세상에 뿌려야 비로소 그의 역할을 다 했다고 할 수 있다. 앎은 곧 행동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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