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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읽기 혁명 - 왜 지금 언론개혁인가?
손석춘 지음 / 한겨레출판 / 2000년 7월
평점 :
절판
책은 좋아하지만 책을 많이 읽지 못하는 나로써는 요즘들어 한권의 책을 읽더라도 오랜 시간이 걸린다. 게다가 <여론읽기혁명>은 한겨레 신문 여론매체 부장을 맡고 있는 손석춘씨가 장기간에 걸쳐 쓴 칼럼들을 묶은 책인지라 글 하나하나가 각각의 완성을 지니고 있어 계속해서 이어서 읽어나가기가 쉽지 않다.
우리 시대 지식인 중에서 소위 '글빨'이 서는 사람들로는 한국일보 편집위원 고종석, 철학자 탁석산, 비평가 홍세화, 출판인 김규항, 철학자 진중권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여기에 손석춘을 추가해도 무방할 듯 하다. 그외에도 내가 미처 관심갖지 못한 글쟁이들이 많지만 지금껏 겪어본 바로는 이들의 글빨은 최강이다.
손석춘씨는 연대 철학과를 나온 뒤 고대 정책대학원을 마쳤다. 이후 동아일보를 거쳐 한겨레로 옮기면서 다양한 활동을 하게 되는데, 그중에서도 그가 가장 주력해온 상품은 '언론비판'이다. 그는 각종 일간지와 주간지, 월간지 등을 통해 여론을 호도하고, 왜곡하는 매체들을 대상으로 쓴소리를 가하는데, 그 대표적인 언론이 '조선일보'다. 그는 강준만과 더불어 조선일보 때리기를 하고 있다. 그러나 아무 잘못도 없는데 때리는 것이 아니라, 그만큼 조선일보가 사회에 잘못된 역할을 주도하고 있기 때문에 때리는 것이다.
사회의 약자에 무관심하고, 기업에 아부하고, 보수를 대표한다하면서 수구파들을 지지하고, 자신들의 친일행적을 숨기고, 각종 사실을 왜곡시켜 독자들에게 내보내기도 한다. 중앙일보, 동아일보와 더불어 신문시장의 70%이상을 장악하며 독자들의 사상을 지배한다.
손석춘씨는 언론개혁을 끊임없이 주장한다. 언론은 사회 곳곳에서 발생하는 사실들을 전달하는 매개체인데 그 매개체가 잘못 돌아가고 있으니 실제하는 진실과 보도되는 정보 사이에 간극이 크게 존재한다는 것이다. 그 간극을 줄이기 위해서는 언론이 개혁되어야 한다. 이는 언론개혁의 아주 작은 부분일 뿐이다.
"언론이 가로막고 있는 여론의 물줄기는 언젠가 터지게 마련이다. 하여 여론이 도저한 강물로 흘러 마침내 바다에 이를 때, 바로 그 순간은 혁명이 아닐까. 저자의 여론읽기는 박힌 물꼬를 터 여론이 물처럼 흐르는 세상을 꿈꾸고 있다. 잿빛 여론읽기가 아니라 짙푸른 '여론 혁명'이야말로 저자의 여론읽기가 궁극적으로 걸어가려는 길이다. 비판은 언제나 그러하듯 '비판의 무기'를 넘어 '무기의 비판'을 꿈꾼다. 꿈꾸는 자에게만 내일이 존재한다면 더욱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