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림] 인문학스터디 6기 1강 신동흔 선생님 강연(서울) 함께하실 분


  고전 속의 꿈과 판타지, 문화콘텐츠 강연

  조금 늦게 강연장 문을 열고 들어서니 사람들이 일제히 쳐다본다. 학창 시절 수업 시간에 늦었으면서 교실 앞문을 열고 들어오던 모습이 떠올랐다. 이 강연장은 문이 하나라 다른 선택은 없었다. 늦게 왔으면서 순간적으로 빠르게 두리번하고는, 꽉 들어찬 강연장의 앞줄 빈 자리를 찾아 들어간다. 보통 알라딘이나 출판사에서 주관하는 강연회가 이렇게 사람이 많진 않은데, 조금 의외긴 했다. 신동흔 선생님은 이미 뭔가에 대해서 열심히 이야기 중이셨고, 재빨리 이야기의 맥을 찾아보려 했다.  

  서사. 장르를 불문하고 창작을 하는 사람이라면 '서사'를 무시할 수가 없다. 선생님에 따르면 서사란 "마구 흘러가는 것이다." 시간의 흐름, 인물의 장면 이동에 따라 무작정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그 모든 것들이 순차구조에 따라 정교하게 전개된다. 인물, 상황에는 무엇인가가 결핍되어 있고, 이것을 해결하고자 시도한다. 그리고 결핍은 해소된다. 그러나 여기까지는 불완전하다. 이후에 다시 금기와 위반과 그에 따른 위반의 결과가 나타나고, 다시 이를 해결하려고 시도한다. 이로써 결핍은 완전히 해소된다. 서사는 계획된 인과관계에 따라 구조적으로 들어맞으며 만들어진다.  

  민간 설화, 고전은 오랫동안 여러 사람들에 의해 글이나 말로 전해 내려오며  살이 붙고, 불완전한 이야기가 점차 완성된 형태로 변해가는데, 오늘날 우리가 접하는 애니메이션, 소설, 시나리오, 희곡, 드라마 등의 모든 문화콘텐츠는 여기에 기반하고 있다. 새로 무엇인가를 창작한다고 해도 과거의 인물 구조나 서사 전개 방식을 완전히 벗어날 수는 없다. 인기 있었던 작품들의 경우에는 대부분 각 나라의 고전에 기반을 두고 있으며, 그것을 그대로 활용하거나 약간 비틀거나, 거기에 새로운 줄거리를 덧씌우는 형태로 만들어졌다. 라이온 킹, 미녀와 야수, 알라딘 등등이 거기에 해당한다.  

  선생님께서는 20세기가 리얼리즘, 엘리트의 시대라면 21세기는 고전, 상상력, 대중의 시대라고 말씀하신다. 고전에 깃든 원형적이고 보편적인 상상력의 힘을 가리키며, 이것은 세월의 검증을 거친 검증된 서사이고, 검증된 상상력이라는 것. 대중은 이야기를 갈망하고 있으며, 이러한 이야기, 상상력이 주된 흐름이 될 거란 해석이다. 단순히 그것은 콘텐츠와 구조를 넘어서, 그것으로부터 시작된 또다른 창작활동이나 축제의 방식이 될 수도 있다. 창작에 관심을 두고 있는 요즘, 무언가 얻을 수 있을 것 같아 신청했는데 역시 이 강연에서 아이디어와 동기를 부여받고 간다. 아직 책을 안 읽었는데, 최근 지른 책이 너무 많아 잠시 숨을 고르고, 일독하려 한다. 

  덧) 인문학스터디 6기. 살아있는 고전 문학 교과서 강연은 서울에서 두 차례를 포함해 대전, 부산, 대구 등 여섯 차례에 걸쳐서 진행된다. 서울에만 편중되어 있던 이런 좋은 강연을 지역으로도 확산시켜서 서울에 있는 나로서는 개인적으로 남은 강연에 갈 기회를 박탈(?) 당했지만, 지역에 계신 분들에게는 잘된 일이다. 남은 강연도 강연장이 꽉 들어차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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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고전 속의 꿈과 판타지, 문화콘텐츠' 신동흔 강의록 일부
    from 자유를 찾아서 2011-04-21 01:47 
    *고전 속의 꿈과 판타지, 문화콘텐츠(신동흔) 강의록을 공개합니다.전체 다 기록하지는 않았고 개인의 관심사에 따라 선별 기록했습니다. 주로 강의 후반부 내용입니다. 서사란 마구 흘러가는 것이 아니다. 순차구조에 따른 정교한 서사전개 결핍-해결의 시도-결핍의 해소(불완전) > 금기-위반-위반의 결과-해결의 시도-결핍의 해소(완전) 예) 우렁각시(붙잡고 사는 여자), 선녀와 나무꾼(붙잡혀 사는 여자) -> 인과관계 진행의 법칙 신화 속 대립항 (
 
 
Forgettable. 2011-04-20 13: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신동흔선생님 제자에요!! ㅋㅋㅋㅋ 논문도 선생님한테 냈다능 ㅋㅋ
첨엔 잘 못알아 들어서 졸기도 많이 졸았는데 ㅠㅠ 신기하다..

마늘빵 2011-04-20 14:04   좋아요 0 | URL
오랫만이에요. 아직 캐나다에 있죠? 자신의 연구 분야에 대해 굉장히 열정적인 분이라는 느낌을 받았어요.

인문MD 바갈라딘 2011-04-20 15: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감동입니다. 인문학스터디 후기가 드디어 알라디너의 선택에~~ 신동흔 선생님 강의는 정말 신명나요. 고전 말씀하시면서 '알라딘' 홍보도 여러 차례 해주셔서 ^^. 후기 고맙습니다. 여력이 된다면 강의록을 올려보고 싶은데 몸이 참 모자라네요. 지역 강연은 가능한 동영상 촬영을 해서 올려볼 참입니다.

마늘빵 2011-04-20 18:11   좋아요 0 | URL
전에 갔던 강연들도 줄줄이 쓰려고 했는데 귀차니즘 때문에 못 썼죠. ^^ 마저 쓰려고요. 한참 지났지만. 기록은 다 해두었답니다. 이번 강연 강의록은 제가 올려볼게요. 아이패드로 다 쳐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