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태우스님 서재에 달린 익명의 댓글에 대해 답합니다.

  '캡쳐사건'이라고 칭해질 만큼, 비판하기 위한 용도로 서재에 달린 댓글을 캡쳐하는 것이 옳지 않다는 시각이 한 쪽에 있는 듯 하다. 이런 시각이 존재할 걸 예상 못한 바는 아니다. 그러나 주장하고자 하는 바가 흐트러질까 우려되어 굳이 예상되는 비판에 대한 대응 비판을 하지 않았을 뿐이다. 사실 그간 주장은 하면서도 '보이는 근거'를 대지 않았다. 그래서, 일부 사람들이 언제 그런 일이 있었냐고 항변하는 것도 같고, 그다지 믿지도 않는 것 같았다. 일부의 이야기다.

  수 차례 같은 말을 반복했다. 지난 번 실명(닉네임)을 언급하기 전까지. 그러나, 씨도 먹히지 않아서 작년말에 올린 글 마지막 두 줄에 고민 끝에 '닉네임'을 언급했던 것이고, 결국 - 또 일부 사람들이긴 하지만 - '마녀사냥' 이야기까지 나왔다. 조금 전에 '한국 지식인의 주류 콤플렉스'라는 책을 다 읽었다. 강준만이 실명 비판을 하다가 여기저기서 욕을 바가지로 먹고 그에 대해 차분히(?) 입장을 밝히는 책이다. 몇몇 지식인들에 대한 비판과 반비판으로 책이 구성되어 있다. 사족이고, 실명비판으로 마녀사냥까지 언급되어 더 이상 방법을 찾을 수 없어, 어느분의 말씀대로  그간의 '학습'을 통해 고민 끝에 캡쳐를 하나 내놓기로 했다.  

  캡쳐를 내놓았을 때는 또 오해를 받을 수 있는 부분이, 맥락과 상관없이 일부분만 떼어다가 자기 주장의 근거로 삼으려는 것 아니냐,고 비판을 받을 수 있어 - 가능한 비판이다 - 맥락을 모두 드러낼 수 있는 캡쳐를 골라서 올렸다. 장문의 댓글에 당시의 하이드님의 의도가 모두 담겨 있다. 이걸로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더 드러낼 필요도 없이 그냥 이거 하나면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젠 내용과 상관이 없이 방법의 문제를 제기한다. 한 분이 다른 서재에서 "소름이 쫙 끼치"고 "정나미가 떨어졌다"고 하셨다. 논점을 흐리는 발언이다.

  지식인과 학자, 언론인, 정치인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어떤 주장을 내세우는 데 있어서 자료를 수집하는 건 기본이다. 그 사람이 낸 책이든, 블로그든, 댓글이든, 심지어는 세금계산서든 자료의 출처는 상관이 없다. 댓글을 캡쳐하여 인용한 게 내가 처음도 아니고, 그 동안 수차례 다른 사람들이 해왔던 일인데, 내가 했다고 해서 문제가 된다면 정당하지 않다. 타인이 나를 비판할 때도 캡쳐를 이용해왔고, 타인이 또다른 타인을 비판할 때도 캡쳐를 이용해왔다. 이 마을에서 자료로 캡쳐가 사용된지는 수년이 지났다. 그런데 내가 해서 문제가 된다면 이상하지 않은가.  

  물론 캡쳐를 내놓기까지 고민을 많이 했다. 위에서 말했듯이 너댓차례 증거물(?)없이 주장을 내놓기도 했었고, 증거물 없이 실명비판도 했었다. 그러나 먹히지 않으니 나더러 이제 어떻게 하라는 건가. 그간의 일들을 아예 머리속에서 지우지 않는 이상에야 더는 나도 예의를 차릴 방법이 없다. 한 2년쯤 나름 배려한다고 내놓지 않았는데, 진작부터 내놨어야 했던건가. 미리 내놓지 않아 문제가 되는지, 아니면 캡쳐를 해서 문제가 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다른 의도가 있었다면 최초 문제제기를 할 때 전부 다 내놓고 끝냈다. 자료가 부족해서 그렇다면 더 내놓을 수도 있다. 그러나, 또 참겠다. 이번에 내놓은 자료로 충분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할 만큼 했다. 

  첨언. 그 누가 상처받은 것은 당사자가 나 상처받았소,하고 지나가는 사람 바지가랑이 붙들고 울어야 알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페이퍼와 댓글을 보면 충분히 알 수 있는 내용이다. 그 사람과 얼굴 맞대고 앉아 흐르는 눈물을 봐야 알 수 있는 게 아니란 말이다. 용산참사까지 꺼낼 필요는 없지만, 지금 마땅히 떠오르는 예가 없으니 양해바란다. 누가 불을 붙였는가를 따지기 전에 그 사람들이 길거리에서 상복 입고 정부에 항의하는데 직접 가서 당신 상처받았소?, 하고 물어보는 건 바보짓이다. 그냥 그런 사태가 벌어졌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알 수 있다. 상처받았는지의 여부를 알기 위해 굳이 물을 필요가 없다는 말이다. 그래도 물어야 한다면, 수소문해서 당사자와 통화라도 해보겠다. 이 공간에 그 분과 연락하는 사람 한 명 정도는 있지 않겠나. 

  누구나 상처받을 수 있다. 꼭 불에 손을 대봐야 뜨겁다는 걸 알 수 있는 건 아니다. 어디까지가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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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0-18 19:3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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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0-18 20:5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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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0-18 22:0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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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0-18 22:3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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