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지성은 독립적인 개인들로 이루어진 다양한 그룹이 효과적으로 협업할 때 나오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것을 멈추고 일정한 그룹에 몰입하는 것은 집단지성이 아니라 군중심리다. 군중은 현명할 때도 있고 어리석을 때도 있다. 위키피디아의 사례에서 보듯이, 개별적 구성원들이 참여와 협업, 다양성과 공통의 가치, 독립된 사고와 공동체적 특성이 적절히 결합할 때에만 강력한 집단지성이 탄생한다. 결합이 부적절한 경우 불협화음 혹은 순응주의를 부른다.-65쪽
레고 블록은 여러 가지 색깔, 모양, 크기로 되어 있짐나 연결부위는 항상 똑같은 구조로 되어 있다. 집단지성 프로젝트에서는 핵심 그룹이 관계맺기 규칙을 제공한다. 바로 이런 관계맺기 규칙을 기반으로 독립적이면서도 상호 연결된 다수의 혁신이 가능해진다. 다중 컴퓨터게임, 협업적인 블로그, 오픈소스 프로그램, 인간 게놈 프로젝트는 하나같이 수많은 모듈들을 끼워 맞추는 방식이다. 그러나 레고 블록식의 구조는 집단지성의 충분조건이 아니다. 다양한 기여자들의 아이디어를 결합하려면 우선 그 기여자들이 동의하는 협업방식을 마련해야 한다. 자율규제가 효과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공유물은 황폐해진다. -122-123쪽
집단지성을 이루려면 공동체는 서로의 차이점을 인정하고 다양한 지식을 최대한 활용하며 자율규제를 해야 한다. 공동체가 가치 있는 목적을 위해 단합하고, 아이디어를 검토하고 분별할 적절한 방법을 개발하고, 적절한 지도자를 확보할 때에만 집단지성은 이루어진다. 분명히 짚어둘 점은 집단지성 공동체는 모든 구성원들이 동등한 권한을 갖고 자율규제를 하는 민주적인 공동체가 아니라는 점이다.-124쪽
집단지성은 특정 조건에서만 작동한다. (중략) 시운전, 검증, 개선의 과정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구성원들에게 도구를 배분하고, 실험비용이 저렴하며, 피드백이 빨라야 한다. -128쪽
집단지성에 의거한 작업방식은 디지털 시대에 장인정신이라는 오래된 개념을 부활시킴으로써 자신의 인생을 스스로 개척하기를 원하는 신세대에게 호소력을 발휘한다. 신세대는 거실을 직접 디자인하는 것부터 자신의 이력을 스스로 관리하는 것으로 자신의 활동을 확장하고 싶어하고, 성취감과 타인의 인정을 받기 위해 자율적인 존재로서 솔선수범한다. 집단지성은 사람들에게 동료들의 인정을 받고 있다는 느낌과 소속감을 주는 커뮤니티에서 활동할 기회를 제공한다. -156쪽
"훌륭한 직관은 스스로 결합하고 재활용하고 교정하는 것을 돕는다. 훌륭한 직관은 단순히 사람들을 만족시키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 내부에 능력을 창조하고, 창의성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후원한다."(일리히, <학교 없는 사회>)-196쪽
민주주의는 곧 노예와 아동의 노동 폐지, 교육과 복지의 집단적 제공 등의 사회혁신을 이루기 위해 집단적으로 책임 있는 결정을 내릴 수 있는 능력이다. 민주주의는 아이디어와 가치관을 결합함으로써 자치능력을 부여한다는 점에서 의식적인 집단혁신이다. 따라서 민주주의는 집단지성이 향상시킬 수 있는 당연한 후보자다. (중략) 그러나 민주주의는 생각이 다른 사람들이 토론을 통해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공적인 공간이 마련될 때 성장한다. -217-218쪽
"토론과 논쟁은 민주주의와 공적 논의에 있어서 아주 중요하다. … 논쟁적인 전통 역시 책임 있고 신중하게 사용된다면, 사회적 불평등을 극복하고 가난을 없애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발언은 사회 정의를 추구하는 주요 요소다. … 비판적인 발언은 불만을 품은 사람들의 오랜 동반자이며, 논쟁 참여는 특별한 전문기술이 아니라 일반적인 기회다."(아마르티아 센, <자유로서의 발전>)-246쪽
우리는 웹에 들어가면 글을 읽고 이야기를 하고 이야기를 듣고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토론하고 자신의 견해를 밝히고 그 견해를 수정하고 변화시켜야 한다. 웹에서는 때론 차분한 대화가 오가기도 하고, 때론 시장 바닥처럼 시끄러운 언쟁이 일어나기도 한다. 웹이 허용하는 토론을 통해 얻는 집단적인 성과는 독립적인 수많은 개개인의 기여를 이끌어낼 때 비로소 가치가 있다. 모든 사람의 생각이 똑같다면 웹은 무척 따분할 것이다. 우리를 웹으로 잡아끄는 요소는 좋아하는 주제를 다른 사람과 공유하는 열정, 자신과는 다른 관점을 가진 사람에게 새로운 것을 배울 수 있는 가능성이다. -264-265쪽
사상의 자유에 있어서 웹을 이용하면 대개 상황이 나빠지는 것이 아니라 개선된다. 자신의 견해를 공개하고 같은 견해를 가진 사람들을 찾고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더 많이 알게 되면서 자신의 견해를 수정하는 법을 배우기 때문이다. -266쪽
"자기 정체성이란 혼자 고립되어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어느 정도는 공개적이고, 어느 정도는 내면화된, 다른 사람들과의 대화를 통해 결정된다. 내면에서 형성되는 이상적인 정체성은 다른 사람들의 인정에 큰 영향을 받는다. 자기 정체성은 다른 사람들과의 대화에 많이 의존한다."(찰스 테일러)-268-269쪽
유토피아적 윤리관은 집단지성을 뒷받침할 수 없다. 이타주의에만 의존하는 집단지성은 오래 살아남지 못한다. 협업적인 사업모델이 성공을 거두려면, 사람들에게 보상을 하고 사람들의 욕구와 개별적인 목표를 충족시켜야 한다. (중략) 사람들의 협업적 활동을 촉진하는 또 다른 요인(실용성은 떨어지지만 효과는 매우 강력한)은 바로 남들에게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이다. -282-283쪽
"생활조건의 향상이라는 원대한 목표가 이루어지면 우리는 어떤 이득을 얻을 수 있을까? 내 행동이 남들에게 주목받는 것, 내 발언이 남들에게 경청되는 것, 남들로부터 호의 어린 시선을 받는 것, 자기만족과 인정, 이 모든 것이 생활조건이 향상됨으로써 우리가 얻을 수 이쓴 이득이다."(애덤 스미스, <도덕 감정론>)-283쪽
우리는 아이디어를 공유해야 한다. 그것망니 아이디어를 실현할 수 있는 방법이다. 아이디어를 공유하면 아이디어는 점점 늘어나고 자라나서 아이디어를 더욱 강화하는 순환고리를 이룬다. 우리는 무엇을 가족 있느냐뿐만 아니라 무엇을 공유하고 있느냐에 따라서도 규정된다. 이것은 우리가 앞으로 백년 동안 신조로 삼아야 할 가치관이다. -29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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