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현대정치의 악몽 - 국가폭력 책세상문고 우리시대 21
조현연 지음 / 책세상 / 2000년 9월
구판절판


"빛도 공기도 들어오지 않는 단단한 방 속에 갇혀서 죽음의 시간을 기다리는 사람에게 벽에 구멍을 뚫어 밝은 빛과 맑은 공기를 넣어주는 것이 옳은 일인가? 방 속의 사람은 감각과 의식이 마비되어 있는 까닭에 그 상태를 고통으로 느끼지 않을 뿐더러 오히려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며 살아가고 있다. 아니 죽어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런 사람에게 진실을 보는 시력과 생각할 수 있는 힘을 되살려줄 신선한 공기를 주는 것은 차라리 죄악이 아닐까?"(루쉰)-7-8쪽

"슬픔도 노여움도 없이 살아가는 자는 조국을 사랑하지 않는 것이다."(러시아 시인 네크라소프)-8쪽

"그 진위야 어떻든 상관이 없다. 또 아무리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있는 것이라 해도 결코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것을 대신할 만한 새로운 관념을 얼마든지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끊임없이 반복해서 대중의 심리를 파악한다. 그럼녀 ‘네모꼴이 실제로는 원’이라고 논증하는 것도 결코 어렵지 않다. 말이라고 하는 것, 그것은 어떤 관념에 다른 옷을 입혀 전혀 엉뚱한 것으로 변화시키는 것"(괴벨스)-24-25쪽

"진실을, 모든 진실을, 오직 진실만을 말하라. 바보 같은 진실은 바보같이 말하고, 마음에 들지 않는 진실은 마음에 들지 않게 말하고, 슬픈 진실은 슬프게 말하라."(<르 몽드>창간자 뵈브 메리)-35쪽

자유주의란 "개인의 자유를 인간 생활의 기본 규범으로 간주하며 문화와 법률, 도덕규범과 경제, 사회질서의 진보를 위해 애쓰고 개인의 해방을 추구하는 세계관"(독일의 백과사전 <브로크하우스>)-38쪽

"유엔에서 우리를 도와 싸우기로 작정하고 이 침략을 물리치기 위해 공중으로 군기 군물을 날라와서 우리를 도우니까 국민은 좀 고생이 되더라도 굳게 참고 있으면 적을 물리칠 수 있다." (이승만)
"서울에서 살아 남은 사람이 국민인지 적과 내통한 자인지 심시하라."(이승만)-60-61쪽

과거란 그저 덮어버린다고 하여 그리고 그저 잊어버린다고 하여 자동적으로 청산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미래는 과거와 분리되어 있지 않으며, 현재를 매개로 과거와 깊숙이 연결되어 있다는 것은 상식이다. 잘못된 과거가 만들어놓은 매듭을 올바로 풀지 않는다면 아무리 우리가 앞을 향해 나아가려고 해도 매듭은 더욱 꼬일 뿐이다. -137쪽

"처음에 나치는 공산주의자를 탄압했다. 그에 대해 아무도 말하지 않았다. 잠시 후 나치가 민주주의자들을 잡아갔다. 그때도 모두들 침묵했다. 그리고 나치가 기독교 성직자인 나를 잡아갔다. 그러나 그때는 아무도 말해줄 사람이 남아 있지 않았다."(히틀러에 의해 살해된 본회퍼 목사)-141쪽

각주4) "한국에서 민주주의를 바라는 것은 쓰레기통에서 장미꽃이 피기를 바라는 것과 같다."(부산정치파동 때 <런던타임스>의 논평)-148쪽

각주35) 주민 희생 사건 연구계획(해원사업계획)과 관련한 1999년 7월 14일의 국방장관 조성태의 발언을 받아적은 메모에 따르면, ① 제주도, 문경, 함평, 영동, 나주 사건 등은 군이 보유한 자료를 섭렵하고 차후 쟁점화될 가능성이 있는 남원, 임실, 고창 순창 사건은 손대서는 안된다(현장 출장은 금지하되 자료는 정리) ② 참전자의 증언을 청취, 사실 여부를 확인하되 주민과 접촉해서는 안 되며 현지 조사는 뇌관을 건드리고 불난 곳에 기름을 붓는 격이니 안 하는 게 좋겠다 ③ 군의 최대 양보선은 양비론이다 ④ 군이 잘못한 점이 있다면 인정하되 그럴 가능성이 있다는 정도로 인정할 것을 지시하고 있다(<문화일보> 2000년 7월 24일). -15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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