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 에세이 - 개정4판 동녘선서 1
조성오 지음, 이우일 그림 / 동녘 / 200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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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일상생활 속에서 느끼는 생각, 즉 감상은 각자의 생활 범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감성은 일관되지 않고 혼잡한 것입니다. 하지만 철학은 체계적입니다. 모든 사물에 보편적으로 타당한 원리를 찾아내는 것이 철학입니다. 철학은 자신의 생활범위에서 오는 제약을 뛰어넘어 세상의 모든 사물에 타당한 법칙과 원리를 찾아내고자 합니다. -24쪽

모든 사물은 관련을 맺고 있는 동시에 상대적 독립 하에 존재합니다. 즉 관계하고 있음과 동시에 관계하고 있지 않으며 그것을 분리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한족은 다른 쪽에 관계없이 일정한 한계 내에서 변화할 수 있는 것입니다. 만약 우리가 이러한 상대적 독립을 무시하면서 일면적 사고 방식에 빠져 무시하면 사물을 올바르게 인식할 수 없고, 따라서 올바르게 행동할 수 없습니다. -58쪽

생산력과 생산관계 사이의 모순이 격화되면 새로운 생산력을 대표하는 진보 계급과 낡은 생산 관계를 고수하려는 보수 계급 사이에 투쟁이 나타나며, 이러한 투쟁으로 사회가 발전합니다. 사회는 생산력과 생산관계의 모순, 즉 계급 투쟁에 따라 운동, 변화합니다. -105쪽

과정과 단계
과정이란 일정한 모순에 의해 규정된 일정한 본질을 갖는 어떤 사물이 발생하고 발전하고 사멸해 가는 진행을 가리키는 말이다. 단계란 일반적으로 말해서 항상 무엇의 단계다. 이것을 무시해서 무엇의 단계인가를 명백히 하지 않고, 단지 단계라고 말한다면 그것은 무의미할 뿐 아니라 잘못된 것이다. 따라서 과정과 단계라는 구별을 결코 고정적으로 이해해서는 안 되며, 과정과 단계라는 말을 함께 사용하는 경우에는 먼저 무엇을 과정으로 파악하는가를 명백히 해야 한다. (계속)-113쪽

(이어서) 과정이란 동일한 근본 모순이 처음부터 끝까지 일관되게 존재하는, 발전의 한 부분을 가리키는 것이기 때문에 구체적인 사물을 파악하는 경우에 이 점을 염두에 두면 무엇을 과정이라고 불러도 좋다. 그리고 이 과정 속에서 단계가 구별된다. (중략)
이와 같이 과정과 단계의 구별은 고정적이 아니라 상대적이기 때문에 동일한 것이 그보다 커다란 과정에 대해서는 단계로 되고, 그보다 작은 단계에 대해서는 과정으로도 되는 것이다. 다만 무엇을 과정으로 파악하는 것이 그 사물을 이해하는 데 가장 알맞을까 하는 점을 잘 생각해야 한다. 왜냐하면 근본 모순이 바뀌지 않는 한 동일한 과정이 계속되고, 근본 모순이 해결되어 새로운 근본 모순이 생기면 과정이 변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구체적인 사물을 이해하려는 경우에는 근본 모순이 무엇인가를 먼저 연구하고 그것을 정하고 나서 이 근본 모순에 의해 그 본질이 규정되는 과정이 어디서부터 어디까지인가를 생각하는 것이 올바른 순서다. -113쪽

‘부정’이 갖는 이러한 성격을 단체 생활이나 조직 생활에서 중요한 ‘비판’이라는 문제와 결부시켜 생각해 봅시다. 보통 ‘자기 비판’, ‘상호 비판’이라고 표현되는 비판은 조직 생활에서 반드시 필요한 요소입니다. 만약 자기 비판이나 상호 비판이 없다면 그 단체나 조직은 규율이 없어지고 원칙이 흐트러지며, 단체의 회원이나 조직원 각자가 발전할 수 없을 것입니다. 이처럼 중요한 비판은 일종의 부정입니다. 즉 자기 자신이 갖고 있거나 다른 사람이 가지고 있는 잘못된 사상이나 옳지 못한 태도, 실천을 지적하여 고치는 과정이 바로 비판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소극적인 사람을 적극적인 사람으로, 잘못된 견해를 옳은 견해로, 잘못된 실천을 올바른 실천으로 이끌기 위해 자기 비판, 상호 비판을 합니다. -170-171쪽

자유는 필연성과 대립하는 것이 아니라 이러한 필연성을 인식하고 그것을 우리들의 목적을 위하여 이용하는 데에서 성립합니다. 그러므로 필연성은 자유를 성립시키는 전제 조건이 됩니다. 즉 객관 세계를 지배하는 법칙성을 파악함으로써 거꾸로 객관 세계를 지배하는 데에서 진정한 인간의 자유가 성립하는 것입니다. -233쪽

자유의 이러한 본질은 단지 자연의 개조에만 한정되지 않습니다. 인간 사회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인간에 의한 개조는 사회적으로도 이루어집니다. 따라서 우리는 자연에 대해서와 마찬가지로 인간과 사회에 관해서도 거기에 작용하고 있는 필연성을 명백히 인식하고, 이 인식을 기초로 하여 사회를 더 나은 상태로 만들기 위한 활동을 벌여야 합니다. 여기에 인간으로서의 진정한 자유가 있으며, 이를 위하여 노력하는 데에서 인간의 의식이 수행하는 위대한 역할이 나타나는 것입니다. -234쪽

어떻게 하면 가능성을 현실성으로 전화시켜 목적을 실현할 수 있을까요? 그것은 가능성이 가지고 있는 모순의 한 측면, 즉 현실성으로 전화되지 않는 측면을 극복함으로써 비로소 가능합니다. 이러한 극복이 이루어지려면 한편으로는 객관적 조건이 필요하고, 또 한편으로는 주체적 노력과 실천이 필요합니다. 닭이 알을 품어 병아리를 까는 경웅에 알이 병아리로 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닭이 품어 주지 않으면 알이 병아리로 될 수 없는 것처럼, 객관적 조건과 함께 주체적 노력과 실천이 있어야만 이러한 극복이 가능하며, 그럼으로써 가능성이 현실성으로 전화하여 목적이 실현되는 것입니다. -27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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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이] 2009-03-29 20: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전에 굉장히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마늘빵 2009-03-29 22:41   좋아요 0 | URL
저도 고등학교 때 읽고 개정판으로는 처음이에요. ^^ 두꺼워졌고, 추가된 부분이 많은 것 같아요. 정확히 기억은 안나지만.

머큐리 2009-03-30 08: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최근에 읽었지만...아프님은 갑자기 왜 읽었을까요?

마늘빵 2009-03-30 09:03   좋아요 0 | URL
아, 고등학교 때 읽고 인상적이었는데, 이후에 계속 개정판이 나왔다는 걸 알고는 오래전에 사두었어요. 제가 가지고 있는 건 2005년에 나오고, 2008년에 새로 찍은 책이에요. 제일 최신판인듯. 책정리를 하다 눈에 띄었는데, 개정판으로 한번 더 읽고 싶었어요. 10년 전과 지금의 시간 차를 두고 어떤 느낌일까도 알고 싶었고, 어떤 부분에서 달라졌나 확인도 하고.

[해이] 2009-03-30 2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은 정말 다루지 않는 내용들을 다루고 있어서 좋은거 같아요. 십몇년전만해도 유물론이다 변증법이다 양질전화다 많이 다루었지만 요즘은 그런 얘기 거의 안하고 또 배우기도 힘들고... 여튼 좋은책!

마늘빵 2009-03-30 23:29   좋아요 0 | URL
그땐 감명 깊었는데, 지금 보니 좀 비약적인 부분도 간간히 눈에 보이더라고요. 근데 전체적인 메세지를 위해서는 그냥 넘어가 줄 수 있는 그런 정도. 10년전에 읽었을 때부터 지금까지 기억했던 건 고양이가 어쩌고 저쩌고 하면서 통장수가 돈을 번다, 이 부분이랑,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형사와 도둑 그림 설명이었어요. ^^ 여전히 재밌네요 이 부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