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고수 - 삶의 열병을 앓는 이들을 위한 특별한 카운슬링
안광복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8년 7월
평점 :
절판


 
  학교 수업과 박사 학위 공부, 글쓰기, 책 집필, 교사 모임 등 참 정신 없는 삶을 살았을 것만 같다. 이 책 앞뒤 어딘가에 안광복 님은 가족에 대한 미안함을 표현하기도 했다. 그의 하루 일과를 근처에서 목격한 적도 없고, 만나서 이야기를 들어본 적도 없지만, 밖으로 보이는 부분만 놓고 보더라도 엄청 바쁜 삶을 살아왔음은 쉽게 알 수 있다. 그가 손대고 있는 것 중 어느 하나만 꾸준히 하기도 힘들어 보이는데 대단하다.

  <인생고수>는 그가 오랫동안 학교에서 학생들과 부딪치면서 겪어왔던 바를 바탕으로 하여 그들 개개인에게 해주었던 말을, 혹은 해주고 싶은 말을 한 꼭지 한 꼭지 글로 엮어 내보인 책이다. 학교 현장에서 보는 아이들은 수많은 고민을 갖고 매일을 살아간다. 어떤 아이는 친구와의 우정 때문에, 어떤 아이는 성적 때문에, 어떤 아이는 부모님과의 갈등 때문에, 어떤 아이는 여자친구와의 문제 때문에, 어떤 아이는 감옥 같은 학교에 갇혀있는 답답함 때문에 고민을 한다. 항상 고민으로 하루를 보내지만, 딱히 고민을 해결해줄 수 있는 사람은 없다. 학교가 싫다고 당장 벗어나자니 학교를 나간 이후가 막막하고, 부모님과 따로 살고 싶지만 가진 것 한 푼 없는 내가 현실적으로 취할 수 있는 방법은 전혀 없고.

  이 책의 1부는 고단한 이들에게 보내는 응원, 2부는 원하는 것 하며 살아가기, 3부는 너에게 의미 있는 사람이고 싶다라는 제목으로 구성되어 있다. 세 개의 큰 제목 아래 있는 작은 꼭지들은 10대의 끄트머리에 있는 이들의 모든 고민을 포괄하지는 못하지만 누구나 한번씩 고민해보는 문제들을 다루고 있어 널리 적용될 수 있다. 각각의 고민거리에 대해 적절한 대답을 해줄 수 있는 철학자를 끌어들이며 그들이 했던 말을 빌어 해결책을 제시해준다.

  어떻게 보면 학생들의 고민을 기본 토대로 했다는 것을 제외하면, 단순히 여러 철학자들의 생각을 자기계발서식으로 제목을 만들어 간단하게 살펴보는 별 거 아닌 책이기도 하다. 저자가 선생이 아니고, 책의 컨셉이 학생들의 고민에 대한 대답이 아니라면. 그런 면에서 기대했던 것보다는 조금 실망스럽기도 했다. 단지 안광복 님이기에, 웅진지식하우스이기에 이만큼의 주목을 받을 수 있는 책이란 생각도 든다. 이 책은 안광복 님이 관심 갖고 있는 '철학상담'에 대한 첫번째 결과물로, 이후에도 그는 철학상담에 관한 책을 내고 싶다고 말을 한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삶의 열병을 앓는 이들에게 도움이 되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좀 더 구체적으로 피상담자의 고민을 파고 들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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