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31일 토요일 자정을 기점으로 집으로 돌아간 나는, 그날 새벽에 발생한 충격적인 폭력진압 현장에 함께 하지 못한 미안함을 가지고 있다. 그날 조금만 더 오래 있었더라면 그들이 그토록 무자비하게 곤봉으로 구타당하고, 군화발로 짓밟히고, 구석에 몰려 집단폭행 당하고, 짓이겨지는 상황을 조금이나마 막아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그 정도가 되려면 나 하나로 그치지 않고 나와 같은 미안함을 가진 이들이 모두 그 현장에 남아있었어야 가능하겠지만. 가능했을까? 물음을 던져보면 많으면 많은만큼 더 당했겠구나 하는 생각도 한편으로 든다. 그래 그 상황은 머릿수 하나 더 보탠다고 막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머릿수 싸움이 아니라 개념나간 이메가와 어청수에 의한 집단 학살의 개념이었기 때문에.
그 때문이었을까. 어제 자정을 넘기며 다리가 너무 아프고, 누워서 자고 싶고, 당장이라도 택시를 잡아 집에 가고 싶었던 적이 한 두번이 아니었지만, 그럼에도 그렇게 매 고비마다 어떻게든 버티면서 끝까지 남아 있었던건, 그 미안함을 반복하고 싶지 않아서였을 것이다. 나도 이렇게 힘든데 함께 있던 제이드는 얼마나 힘들었을까 생각해보면 - 일요일 아침에 과외도 있다고 했는데 - 더 미안해진다. 혼자가 아니라 둘이라, 셋이라, 그 시간을 이겨낼 수 있었다. 그리고 그곳에 남아있는 수만명의 시민들이 있었기에 남아있을 수 있었다. 수천정도였다면, 수백정도였다면 나는 아마도 이 인원 가지고 뭘 하겠어, 속으로 생각하며 그냥 가버렸을지도 모른다.
어제 현장에선 그간 어디서도 보지 못한 아주머니 한 분이 함께(?) 밤을 지새며 주 예수를 믿으세요, 사탄의 무리가 어쩌고 저쩌고 하는 장면을 목격했는데, 조금 전 아홉시 뉴스에서 본 청와대의 추부길이란 녀석의 발언과 왜 이렇게 오버랩되는지. 촛불집회 참여자들은 사탄의 무리이고, 어쩌고 저쩌고 하는 그 발언 장면을 보니, 참 꼴통들 많다. 어떻게 이런 애들이 청와대에 들어가 있을까. 하긴 대통령이랍시고 한마디씩 내뱉는 것마다 촛불집회 인원을 수만명씩 불려주는 이메가나 그 졸개들이나 거기서 거기겠지만 말이지. 역시 유유상종이라고, 같은 놈들끼리 뭉치는 법이지. 에혀, 언론에 나 꼴통이요, 하고 이름 알려진 녀석들이나, 아직 알려지지 않은 꼴통들이나 다 내쳐라. 가장 중요한 건 핵심 꼴통이 내려와야 하는거고.
어제밤 그 아주머니는 사람들이 무리에서 계속 내보내도 어떻게든 다시 들어와서 혼자서 주 예수 운운, 사탄 운운 하면서 돌아댕겼는데, 아침이 밝아오자 사라졌다. 아니 정확히는, 왼쪽 대로에서 전경들이 우르르 몰려오자 시선이 모두 그쪽으로 꽂혔고, 그 이후로 그 아주머니는 보지 못했다. 이거 혹시 추부길 그 녀석이 보낸 아주머니 아냐? 명박이가 보낸 아주머니 아냐? 사탄인 촛불 시위자들을 기도로 내몰으려고?! -_- 좌파용공 어쩌고 하는 녀석이나, 사탄 어쩌고 하는 녀석이나, 어쩜 이렇게 바보같을까. 검찰에서 그랬다잖냐. 한참 전에. 촛불 시위자들은 평범한 시민이고, 가족 단위, 친구 단위로, 혹은 혼자서 오는 경우가 많아서, 연행하기도 어렵다고. 정치적 의도를 가지고 나온게 아니라고. 못 믿겠으면 좀 나와봐라. 사복경찰들도 나 시위자요, 하고 나오는 판에.
어제 닭장차 너머 경찰들로부터 뭐가 자꾸 날아왔는데, 물병이나 돌맹이는 모양을 알아보겠는데, 잘 모르겠는 것들이 있었다. 이제보니 그건 오줌이었구나. 앞에 있지 않아서, 맞지 않아서 다행이다. 앞에 있는 사람들은 얼마나 더러웠을꼬. 아니 이 미친 경찰들이 이제 시민들을 자극하고 있다. 언론을 통해 폭력경찰의 정체성(?)이 확인되자 곤봉구타와 군화짓밟기 같은 건 자제하는 듯 하면서 - 방패찍기와 집단구타는 여전하다 - 시위대가 자신들을 먼저 선제 공격하기를 바라는게다. 그러면서 우리를 폭력시위대로 매도하기 위해. 결국 그네들은 성공했다. 오늘 뉴스를 보니, 이미 쇠파이프 등장 어쩌고 하면서 - 그거 몇 명되지도 않지만 - 폭력시위대로 만들어버리더라. 성공했네? 근데 니네가 손가락질하고 실실 쪼개며 웃고 하는 사진도 인터넷에 나돌고 있는데 어쩌냐. ↓
아주 얍실하게 나오겠다는 수작인데, 어디 한번 해보자. 어제 쇠파이프 들고 닭장차 부순 사람들이야 순진하게 너네 수작에 넘어갔지만, 그거 대여섯명 밖에 안되거든. 나머지는 오히려 그 사람들 뜯어말리고 쇠파이프 멀리 내던지고, "내려와 내려와", "하지마 하지마", "비폭력 비폭력" 외쳤거든. 아주 그냥 버스 흔드는 것도 폭력 시위라는 하는 통에 뭘 할 수 있는게 없다. 언론은 도대체 뭐가 폭력이고 비폭력인지 명확히 구분해야 할 것이다. 뭐 조금만 뭐 좀 할라치며 폭력이라 해버리니 이거야 원 그럼 바리케이트 앞에서 촛불들고 쎄쎄쎄 하고 앉았을까? 쎄쎄쎄는 두 손이 다 필요하구나. -_- 그럼 뭐 처음 뵙는분들끼리 통성명하고 악수라도.
언제까지 폭력이라는 테두리 안에 갇히기 싫어서, 버스 흔들기도 못하고, 사다리 타고 올라가지도 못하고 하는 꼴로 있을 수는 없다. 왜 청와대로 가야하느냐, 고 물으면, 그건 명박이가 살고 있는 곳이기 때문이지, 라고 답해줘야지. 누가 청와대 치고 들어가서 암살하겠대? 청와대 앞 까지만 가서 얌전히 주변에서 거리행진하겠다니깐. 아니 왜 평화시위하겠다는데 자꾸 못하게 막아. 평화시위를 못하게 막고 있는 건, 폭력시위대로 만들려고 하는 건, 명박이와 검찰총장과 경철청장이다. 촛불 들고 얌전히 걷겠다고요. 어디서? 청와대 주변 도로에서. 세종문화회관 앞길, 옆길, 뒷길, 새문안교회, 안국역, 경복궁 아예 원천봉쇄해놓고 사람들 다니지도 못하게 해놓고 뭐하는 짓이야.불법주차한거 좀 빼. 경찰차라고 스티커 발부 안하나?
그리고 촛불집회 시작된 이후로 매일같이 듣는 그 여경앵커 좀 교체해라. 아니 왜 말도 못하고 버벅대는 애를, 앵무새처럼 같은 말만 반복하는 애를 피곤하게 계속 데리고 다니냐. 애 잠 좀 재워라. 걔도 사람이잖니. 앵커 없어? 보아하니 종이쪼가리에 적힌 문구 그대로 읊다가 틀리고 그러는거 같은데, 읽기라도 잘하는 애들 데리고 오던가. 여경 중에 인재가 그렇게 없나? 글 제대로 읽고, 말 제대로 하는 애를 인재라고 칭해야 하다니 아이구 두야. 말을 못하면 노래라도 한 곡조 부르던가, 지루하게 날밤새는 사람들 귀에 대고 책 읽고 있으니 답답허다야. 이쪽에서 노래 하나 하면, 저쪽에서도 노래 하나 하던가. "한 박자 쉬고, 두 박자 쉬고, 세 박자 마저 쉬고, 하나 둘 셋 넷" 까지 해줬는데 예의가 아니지. (생각해보니 누가 나한테 그렇게 해줬어도 노래 안 한 적 많구나. -_-a)
오늘 아홉시 뉴스보니, 기자가 전경들을 인터뷰 했는데, 쟤들도 미친소 싫단다, 싫은데 위에선 또 진압하라고 하니 어쩔 수 없단다. 그치. 쟤들도 싫은데 어쩔 수 없이 하고 있는거지. 이러니 같은 편끼리 싸우고 있는 형국이라고들 하지. 뭐하는 짓인지 모르겠다. 이메가 때문에 직장에서 이메가가 그토록 좋아하는 경제 활동에 매진해야 할 사람들이, 학교에서 공부해야 할 학생들이, 집에서 아이 돌보고 살림해야 할 주부들이, 노인정에서 친구분들 만나 바둑두고 수다떨어야 할 분들이, 여기에 나와서 이러고 있고, 전경들은 한달째 잠도 제대로 못자고 지 친구들이며 부모며 동생이며 때리고 방패로 찍고 앉았고. 명박아 애들 많이 고생한다. 애들이 너 싫단다. 너 하나 내려오면 다 해결되는데 왜 고집부리니. 이 나라 꼴을 보면 사탄이 누군지 모르겠니? :)
p.s. 광화문역 지하철 무정차 통과시켰다고 하는데, 10일날은 시청에 그 짓을 하겠다고 한다. 시민들의 안전 운운하면서 아예 촛불집회 참가를 방해하려들고 있다. 별 짓을 다 하는구나. 경찰은 한달동안 촛불집회 참가 인원수를 1/10로 보고하지를 않나 서울메트로는 이제 아예 시청에 오지도 못하게 하는구나. 유치하고 천박한 이메가와 졸개들 같으니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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