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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정받는 팀장은 분명 따로 있다
김경준 지음 / 원앤원북스 / 2005년 11월
평점 :
절판
나는 입사한지 보름을 맞이한 파릇파릇한 신입사원이다. 이 책은 갓 회사에 들어간 신입사원이 읽을 적절한 책은 아니라 생각하지만, 읽어보니 나쁘진 않다. 신입사원이 팀장을 바라보는 입장을 취하면 팀장이 읽을 때와는 별도로 다르게 읽히는 부분이 있을 것. 내가 자발적으로 이런 실용서를 읽을리는 없다. 회사에서 필독서라고 전 직원을 상대로 돌려가며 보라 했기에, 팀장님 다음으로 나에게 이 책이 건너온 것일 뿐. 일단 회사에서 읽으라 하니 읽긴 했는데 그다지 좋은 책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고, 심지어 불쾌한 부분도 간혹 있었다.
저자가 불필요한 비유나 예시를 들어 자신의 정치성을 쓸데없이 드러낸달까. 내가 보기엔 그 예시들이 비판의 예로 사용되기엔 부적절한 것들이었다. 한 교원단체의 어떤 사람의 예를 들면서 - 아마도 전교조 소속이 아닐까 한다 - "고객관점이 실종돼 있다"느니, "공급자인 자기 자신의 관점에서 바라본 코미디 같은 대사"이니 하는 코미디 같은 대사를 날려주시기도 한다. 교육과 기업은 엄연히 다르다. 교육을 공급자와 수요자의 입장에서 바라보니 이런 '코미디' 같은 멘트를 할 수밖에 없다. 기업 내의 팀장과 사원에 대해 이야기하려면 기업에 한정해서 말하면 그만인데, 쓸데 없이 교육을 기업과 동일시하며 비판하고 있으니. 이런 부분이 이 책 곳곳에서 발견된다.
대략 이 책은 회사 생활을 하면서 누구나 느꼈을 만한 뻔하디 뻔한 말을 하지만, 읽어서 나쁠 건 없다는 정도로 정리된다. 한 번 빠르게 읽고 나면 대략 무슨 말인지 알기 때문에 굳이 사서 볼 필요는 없고, 서점이나 동네 도서관에서 뽑아서 쭉 훑어보고 내려놓으면 된다. 아 이런 내용이구나, 하고. 기업의 이윤 창출을 위해 '어떻게' 회사 생활을 해야 하는가, 에 대해 다룬다. 특히나 그 중에서도 팀장들이 중간관리자로서 어떤 역할을 해줘야 회사가 이윤을 창출해낼 수 있는지에 집중한다. 대략 크게보아 유의미한 말들이고, 팀장이 아닌 일개 사원이 읽는다해도 취할 부분은 있는 책이다.
신입사원으로서 이 책에서 가장 마음에 와닿았던 글귀는 이 부분. "팀장이 노동력을 쥐어짜려 하면 팀원들은 일당받고 주어진 시간만 일하는 노동자가 된다. 그러나 팀장이 자존심을 쥐어짜면 팀원들은 연봉받는 전문가의 집단이 된다. 팀장 자신이 이끌어갈 조직이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할 것인지를 생각해보면 답이 나올 것이다." (p89) 노동력을 쥐어짜기보다는 자기존중감을 가지고 자발적으로 능률적으로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연출해주는 것이 관리자에겐 꼭 필요하다. 건전지라는 생각이 들면 그때부터 회사는 자아실현의 장소가 아닌 생계유지의 수단일 뿐이다. 회사는 한 개인에게 그의 꿈을 실현할 수 있는 장소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