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챗GPT - 폭주하는 AI가 뒤흔든 인간의 자리
박상현 외 지음 / 한빛비즈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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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의 등장 이후 모든 분야가 매우 발빠르게 이 인공 지능을 사용했고, 소감을 말했으며, 비평하고, 미래를 진단하기 시작했다. 지금까지도 빠르게 흐르던 사회가 더 빨리 흐르는 느낌이었다. 순식간에, 부지불식간에 인공 지능이 내 생활로 밀어닥쳤다. 


발빠른 출판사 대표는 챗gpt를 이용해 책을 써서 화제가 되었고, 너도나도 이와 관련된 책을 급하게 출간했다. 저자를 급히 섭외하고, 원고를 급히 받고, 편집자는 아마도 밤을 지새우며 급히 원고를 검토하고, 교열교정을 봤을 것이다. 유사한 책들이 많이 쏟아졌다. 모두가 챗gpt를 배워야 했고 알아야 했기에 이 책들은 꽤 잘 나갔을 것이다. 이 책도 이러한 흐름에서 기획, 출간되었다고 생각한다. 


심리, 테크, 기술, 의료, 언론, 출판, 법률, 교육, 철학, 시민사회, 과학 등 다양한 영역에서 한 저자씩 섭외하여 한 꼭지씩 글을 받아 실었다. 어떤 글은 이제는 너무 다 아는 이야기가 되어버렸고, 어떤 글은 몰랐던 지식도 주고 통찰을 주기도 했다. 다양한 분야에 종사하는 이들이 각자 어떤 생각을 하는지 살피는 기회였고, 책을 읽으며 꽤 많은 밑줄을 그었다. 


챗gpt를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매뉴얼 성격의 책들도 있다. 그런데 챗gpt가 인간에게 어떤 의미인지, 인간 사회에 어떤 영향을 줄지, 이 인공지능은 왜 이렇게 거짓말을 그럴듯하게 하는지 등을 탐구해야 한다.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인공 지능의 형태였고, 튜링테스트를 거뜬히 통과할 능력 있는 놈이며, 세상의 모든 지식을 갖고 있어 질문하면 상당히 그럴듯하게 일목요연하게 정리해서 내놓기도 한다. 


앞으로 또 얼마나 진화한, 대단한 인공 지능이 나올지 기대되기도 하고, 너무나 급격한 변화에 어떻게 이 흐름을 따라가야 하나 하는 생각도 든다. 인공 지능이 발달하고 더 편리한 세상이 돼도 인간은 너무나 바쁘다. 이 변화를 못 따라갔다간 자칫 냉동 상태로 보관되어 있다가 36년 후 세상에 나온 데몰리션맨이 될 판이다. 이 책으로 각 분야에서 어떻게 이 변화를 보고 있는지, 받아들이는지 맛볼 수 있다. 감 잡고 더 깊이 탐구한 다른 책으로 옮겨타도 좋다.  



심리적 전능감을 극대화하는 것은 ‘철저한 무지’도 ‘치열한 앎’도 아닌 ‘선택적 무지’다. "가르치려 들지 마. 내가 편들고 싶으니 편드는 거야." 탈진실은 의도적 무지, 적극적 무지의 다른 이름이다. 대중만이 아니라 일부 지식인들까지 이 경향에 적극적으로 동참하면서, 이제 ‘옳고 그름’은 ‘좋고 싫음’으로 대체된다. 예술사회학자 이라영은 이 멘탈리티를 "나는 알기 싫다, 고로 혐오한다."라는 문장으로 간명히 요약한 바 있다.(박권일)
- P116

우리는 대부분의 시간을 콘텐츠를 가장한 광고, 혐오 선동, 포르노 등 온갖 주목 경쟁에 낚이는 데 보낸다. 그나마 어떤 주제를 직접 고민하고 스스로 공부하던 우리의 짧은 시간마저 인공지능에 몽땅 넘겨버리고 나면, ‘깊이 배우는’ 유일한 존재는 기계가 될지 모른다. 그게 바로 정치의 종말이고 인간이라는 종의 마지막 모습일 것이다.(박권일)
- P120

정보 검색 능력의 문제를 평등하게 해소하고, 정보 수집의 편의성을 증대시킬 것이며, 정보 검색, 번역, 문서 작성 등의 시간을 줄여 더 많은 정보가 수월하게 교류될 수 있게 할 것이다. 이러한 기대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스스로 만든 프레임으로 세상을 보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진 프레임으로만 세상을 보고 판단하게 되지나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있다.
- P1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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