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생이 온다 - 간단함, 병맛, 솔직함으로 기업의 흥망성쇠를 좌우하는
임홍택 지음 / 웨일북 / 2018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90년생이 왔다. 90년생이 온다가 아니라 이제 90년생이 왔기 때문이다. 여성의 경우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입학하여 휴학을 하지 않고 졸업한다면 24살이면 졸업한다. 이 책이 나온 시점에 24살, 남성의 경우 군 제대 후 졸업하고 취업한다면 빠르면 27살, 기업의 신입사원 나이다. 근래 여성이든 남성이든 이런저런 이유로 졸업이 늦어지거나 조교, 아르바이트, 어학연수 등을 거쳐 30살에 첫 입사하는 경우도 많이 본다. 


취직을 빨리하여 일하기 시작한 90년생은 이제 대리 이상 정도의 직급이고, 취직이 늦어 입사한 90년생은 사원이다. 여러 회사를 다녔는데, 내 경우엔 다소 연령층이 높은 동료들과 일하다가 약 3년 전부터 90년생들과 일을 하기 시작했다. 이 책이 나올 시점에 90년생의 특징, Z세대의 특징 등에 대한 뉴스와 말들이 많았다. 기존의 문법이 통하지 않아 기업에서도 이들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기업이 아닌 그곳에서 일하는 기성세대들은 이들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당황했기 때문이다. 


언론에서 나오는 이야기들을 보면 확실히 다른단 생각도 든다. 왜 똑같이 일했는데 내 월급은 부장님 보다 적고, 성과급도 부장님이 더 가져가는냐, 기업의 순이익을 배분할 때는 똑같이 해야 하는 것 아니냐 등 공정에 관한 이야기를 주로 보았다. 언론에 비치는 90년생과 직접 겪은 90년생은 또 차이가 있다. 세대론으로 잡아 그 연령대의 모든 사람들을 한 가지로 언급하기는 어렵다. 90년생으로 묶어 그 특징을 분석하고 현 젊은 세대의 키워드로 풀어낸 책이지만, '90년생'을 버리면 오늘날 한국 사회의 '트렌드'라고 볼 수 있다. 트렌드를 주도하는 세대가 어느 시대건 2030이기 때문에 '90년생'으로 묶이는 것이다.


90년생뿐만 아니라 80년대생도, 70년대 중후반생들에게도 해당하는 내용이 많다. 이 책에서는 70년대, 80년대, 90년대 태어난 사람들의 특징을 표로 구분한 곳도 있는데, 70년대후반생인 내 성향도 이 책에서 언급한 90년생의 성향과 거의 유사하다. 똑같다고 말해도 될 정도다. 내가 젊은 세대에 포함되고 싶어서 이런 말을 하는 게 아니라 정말 그렇다. 이들이 겪은 꼰대들의 발언과 행동을 나도 선배들로부터 겪었고, 거기에 반감이 많았으며, 끝내 그들을 따르지 않았다. 예를 들면 정해진 출근 시간보다 10분 전에 앉아 있어야 한다는 말이나, 회사에서 전 직원에게 강매하는 전집을 왜 사지 않느냐는 힐난에 부당하다고 대응하며 끝까지 사지 않는 것이나, 기타 등등. 90년생들에게는 나는 이제 기성세대이고, 직급이나 경력 차이가 많아 어려운 사람일 수 있겠지만, 내가 선배들로부터 겪은 부당함을 이들에게 전하지 않으려 노력한다. 


다시 한 번 90년생의 특징이 아니라 사회의 흐름이 이렇게 바뀐 것이다. 평생 직장은 없으며, 누구도 나의 생계와 미래를 보장해 주지 않는다. 이전 직장에서 한 회사에 수십년 몸담은 분의 끝이 어떤지를 목격하면서 저 분은 이런 꼴을 당하려고 그렇게 자신과 회사를 동일시하셨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능력 있는 분인데 그 능력에 대해 대우를 못 받으셨고, 자신의 후배들에게도 회사에 충성할 것을 요구하셨고, 하는 일과 성과에 비해 연봉이 터무니 없이 낮아도 인내할 것을 요구하셨다. 지금은 그런 시대가 아닙니다, 말하고 싶었지만, 그분이 살아온 시대는 그러했다. 


90년생은 간단, 재미, 정직을 추구한다. 더불어 한 가지 더 Z세대론에서 언급하는 공정을 추가해야 한다. '90년생'으로 분류할 때와 'z세대'를 언급할 때 시간적 차이가 살짝있지만, 동일시해도 무방하다. 90년생이고 M세대고 Z세대고 관계 없이 사회가 변화하고 있다. 합리적이고 합당하고 공정하고 솔직하고 재밌고 간단한 것을 추구하는 것은,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주변 환경 조건이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매우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이고, 1~2년만 지나도 트렌드가 변화하는 것이 느껴진다. 때문에 즉각적으로 반응이 일어나야 한다. 바로 재밌어야 하고, 바로 보여야 하고, 바로 불만에 대한 피드백이 있어야 한다. 내일을 견디지 못하는 것이다. 


책은, 90년생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에 대한 매뉴얼이나 지침서라기보다는, 오늘날 사회가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를 체크할 있는 좋은 자료다. 구체적인 트렌드는 변화하지만, 틀에서 책에 나오는 분석과 이야기는 2023 지금도 유효하다.  









지금의 90년대생들은 자신들을 사회 발전의 원동력으로 여기지 않고 특정 이상을 실현할 필요성도 느끼지 못한다. 단지 그들은 현 시대에서 적응하고 살아남기 위해 노력할 뿐이다.
- P43

"농경사회에서는 나이 먹을수록 지혜로워지는데,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지혜보다는 노욕의 덩어리가 될 염려가 더 크다는 겁니다." "지금은 경험이 다 고정관념이고 경험이 다 틀린 시대입니다. 먼저 안 건 전부 오류가 되는 시대입니다. 정보도 지식도 먼저 것은 다 틀리게 되죠."(채현국 효암학원 이사장)
- P67

"산업 혁명 이후 식량 생산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후 인류 최대의 고민거리는 바로 ‘오늘 뭐 먹을까’이다. 그리고 언제나 최선의 해답은 고기이다."(정육점 문구)
- P108

사회 부조리에 적극적으로 바른 소리를 내는 불편러들의 증가는 매우 바람직한 현상이다. 이러한 정의로운 예민함은 지속적으로 늘어나야 한다고 생각한다.
- P125

중요한 것은 90년대생들은 숙련공이 되기 전에도 자신의 회사나 팀 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길 원하며, 직접 참여를 통해 주목받기를 갈망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조직이 본인을 필요로 한다는 느낌을 받는 것이다. 회사 업무에의 참여는 이들에게 일종의 ‘인정’의 의미이고, 이는 그들의 직무와 회사에 대한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방안의 하나이다.
- P211

업무 몰입이나 흥미 증진에 있어서 제도의 변화보다 중요한 것은 바로 90년대생들에게 ‘일을 통해 배울 것이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것이다. 내가 지금 하는 일을 통해 성장을 할 수 없다면 지금의 일은 의미가 없고 죽은 시간이 되어버린다. 하지만 지금의 이 업무가 나를 성장시키는 시간이 된다면 일은 단순한 돈벌이 이상의 의미가 될 수 있다.
- P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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