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리, 새로운 10년의 시작
존 리 지음 / 김영사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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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가난하게 태어난 것은 네 탓이 아니지만 네가 가난하게 늙는 것은 네 탓이다.”(워렌 버핏) 


이 책에서 존 리가 인용한 한 구절이다. 가난하게 태어나기도 했고, 지금도 또래 평균에 비해 훨씬 돈이 없다. 금융도 모르고, 노후도 준비되어 있지 않다. 노후 준비를 위한 무엇도 하고 있지 않다. 적금도, 예금도 아무것도 없다. 이 책에서 존 리가 이야기하는 바를 적용하면 확실히 가난한 인생이다. 금융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한 탓인가, 성인이 된 뒤에도, 돈을 벌기 시작한 뒤에도 금융에 관심이 없기 때문인가.


이 책은 매우 빠르게 읽힌다. 존 리는 이미 유명한 금융인이다. 이 책에서는 금융에 대해서만 이야기하지는 않는다. 한국 사회의 교육, 시험, 공정, 근로시간, 성과급, 경제 독립, 노후 등 한국에서 살아가면서 겪게 되는 모든 주제를 다룬다. 하나하나 구체적으로 깊이 들어가 살피지는 않지만, 그의 한국 사회에 대한 애정, 그리고 사람들을 부자로 만들어주고 싶은 마음은 확실하게 전달된다. 더 깊은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 


이 책을 읽고 갑자기 금융에 대한 관심이 생기거나, 부자가 되고 싶거나 하진 않다. 그런데 그가 한국에서 경험하면서 부딪힌 생각과 가치관에 대해 이런저런 생각이 든다. 확실히, 한국에서만 살아온 사람의 생각과 미국에서 생활한 그의 생각은 근본부터 차이가 있다. 일부는 동의하고, 일부는 동의하지 않는다. 동의하지 않는다기보다는 왜 그가 지적하는 부분이 한국 사회에서 안 되는지 안다고 말하는 게 더 정확하다. 


내가 갖고 있는 생각에 다른 이의 생각이 부딪혀 새로운 사고를 만드는 책이다. 


직원들의 월급과 보너스 체계가 외국의 기업과 너무 달랐다. 직원들의 과거 보너스를 살펴보니 직급과 역할에 관계없이 보너스의 차이가 크지 않았다. 보너스의 차이가 크지 않으면 열심히 일하고 싶은 직원들의 의욕이 사라지기 마련이다. (…)
나는 많은 직원들이 이러한 보상체계를 좋아하고 만족도도 높을 것이라 예상했다. 하지만 이 일이 결국 9년 일한 회사를 내가 떠날 수밖에 없는 문제의 발단이 되었다는 사실에 무척 씁쓸하고 안타까울 뿐이다. 모두 다 적은 보너스를 받으면 문제가 없었을 것이다. 그런데 자신의 보너스가 더 많아졌는데도 불구하고 다른 사람의 차이가 커졌을 경우 그 분노가 나를 향해 쌓이는 것을 나는 미처 예상하지 못했다.
- P56

한국에서 말하는 공정은, 모든 사람을 점수로 환원해서 뽑는 것을 가리키지만 미국에서는 어려운 환경에 있는 아이들에게 성공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것을 공정이라고 생각한다. 앞서도 말했지만 어려운 환경에서 부모님을 봉양하느라 아르바이트를 하며 학업한 학생에게 합격에 필요한 점수를 동일하게 요구하는 것은 공정이 아니다. 진짜 공정은 그 아이가 컸을 때 그 어려움을 극복하고 더 나은 미래를 가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 P111

핀란드는 미국의 SAT 시험 제도를 비웃는다. 핀란드는 모든 학생이 동일한 시험지를 받지 않는다. 학생마다의 능력과 관심사에 따라 숙제를 다르게 부여한다. 진도 속도도, 배울 범위도 학교나 선생님이 정하거나 요구하지 않는다. 아이들은 자신의 속도에 맞게 학습량을 스스로 조절하고 주변 친구들에게 도움을 구하며 배워 나간다.
- P127

부자라는 의미는 단순히 돈이 많은 사람들만을 일컫는 말이 아니다. 돈으로부터 자유로운 사람들이 진정한 부자가 아닐까? 그런데 돈으로부터 자유롭기 위해서는 그만큼 충분한 돈이 있어야만 한다. 돈이 있어야 자신이 하고 싶은 걸 다른 사람에게 신세를 지지 않고, 타인에게 구속당하지 않으면서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테면 어려운 사람을 도와주고 싶을 때 돈이 있어야 실천할 수 있고, 자신이 하고 싶지 않은 일을 제안 받았을 때 거부할 수 있다.
- P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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