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붕의 메타버스 이야기 - 디지털 신대륙에 사는 신인류, 그들이 만드는 신세계
최재붕 지음 / 북인어박스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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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에 관한 책이라기보다, 메타버스가 자리잡은 우리 사회의 변화 양상, 그리고 새로운 세상에서 살아가는 법에 관한 책이다. 기술의 디테일한 변화도 사례와 함께 담고 있지만, 기술이 향하는 우리 사회의 모습에 초점을 맞춘다. 우리는 메타버스를 포함하여 온갖 기술과 플랫폼이 오프라인 세계와 구별되지 않는 세상에 살고 있고, 이것이 곧 메타버스다. 또 다른 이름으로는 디지털 신대륙이라 칭한다. 20년 전과 지금, 발을 딛고 살아가는 물리적 공간은 같은데 분명히 다른 세계에 살고 있다. 가상과 현실의 구분이 아닌, 가상세계가 곧 현실세계인 세상에서 살아가고 있다. 세대가 바뀌어 이전 세대가 죽고 새로운 세대로 완전히 교체된 것도 아니다. 생존을 위해 적응해야 하고, 받아들여야 한다. 


과거보다 투명한 사회다. 나쁜 짓도 착한 짓도 숨길 수 없고 금방 드러난다. 학교 폭력도, 성폭력도, 갑질도 결국 드러나게 되어 있다. 그럼에도, 가해자는 여전히 뻔뻔하고 피해자는 움츠리는 건 여전히 같지만, 내가 하는 행동이 타인에게 어떻게 비칠지 한 번 더 생각해보게 하는 효과는 있다. 학창 시절에 하는 나쁜 짓이 먼 미래의 나에게 부메랑이 되어 돌아오기도 한다. 지금 내가 한 타인을 향한 못된 짓은 시간의 차이가 있을 뿐 다시 돌아온다. 정순신과 그의 아들의 사례처럼. 공군 중사를 죽음으로 내몬 가해자와 2차 가해자들처럼. 


디지털 신대륙에서 잘 살기 위해서는, 어려운 용어를 배우고, 기술을 습득하는 것이 아니라, 결국은 착한 마음, 그리고 타인에 대한 선의가 필요하다. 디지털 신대륙이 아닌 세상에서도 그랬지만, 디지털 신대륙에서도 중요한 건 여전히 같다. 온갖 플랫폼 속에서 살아가고, 하루가 다르게 모르는 세계가 등장하지만, 잘 사는 법은 같다. 물질적으로 성공하기 위해서도 결국 마음이다. 선의를 가지고 대하고, 사람들의 마음을 잘 읽고 공감하고 수많은 미묘한 감정들 사이에서 변화를 캐치하고 이해할 때, 이것을 기반으로 할 때만 성공할 수 있다. 결국 넓게 이야기하면, 도덕은 예나 지금이나 잘 사는 삶을 위한 바탕이다. 

작은 일부터 큰일에 이르기까지 사람의 마음을 사는 일은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모든 디테일이 다 완벽할 때 겨우 움직이기 시작하는 게 사람의 마음입니다. 많은 대중을 움직이게 하는 건 더욱 어렵습니다. 그만큼 끝까지 디테일에 무섭게 집착해야 합니다. 그래서 늘 사람에 대해 공부해야 합니다. 인문과 예술, 진화론과 심리학, 메타버스와 새로운 트렌드, 이뿐만이 아니겠죠. 더 깊이 공부할수록, 더 애정을 가질수록 팬덤을 만드는 더 좋은 실력을 얻게 됩니다. 그 실력이 디지털 문명 시대에 가장 중요한 자산입니다.
- P252

디지털 신대륙의 문명 특징을 살펴봄녀 가장 두드러지는 게 사회 전체적으로 도덕적 잣대가 매우 높아졌다는 겁니다. 디지털 문명이 확산되기 전의 우리 사회는 중앙 권력이 모든 것을 통제하고 지배하는 사회였습니다. 물론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그 권력을 분산시켜 서로 견제하고 부패하지 않도록 감시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습니다. 언론도 권력의 감시 역할을 맡아 그 역할을 하며 성장해왔습니다. 하지만 늘 인류의 역사에서 그래왔듯 권력의 시스템은 고착화되고, 이들은 서로 견제하기보다 그 권력을 오래 지속시키려고 서로 협력하게 됩니다. 그러면서 부정과 부패가 발생하게 되죠. 피하기 어려운 역사의 굴레였습니다. 그래서 한편으로는 필요악이라고까지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디지털 문명이 확산되면서 이러한 거대한 부조리에 균열이 일어났습니다. 소수에 의해서 독점되던 권력에 누수가 생기게 되고, 권력층에서 관행처럼 여겨지던 비도덕적인 행위들이 모두 세상에 드러나게 됩니다.
- P255

과거에는 드러나지 않던 나쁜 관행들이 디지털 문명을 만나 모두 밝혀지게 되었고, 사람들도 더는 권력에 복종하기보다는 잘못된 관행에 대해 용기 있게 저항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모든 현상이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대중이 권력의 중심에 서면서 일어난 일입니다. 휴머니티의 관점에서 보자면 더 나은 사회로 변화한 것이죠. (…) 음습한 사람들에게는 힘든 세상, 귀한 내 딸이 살기에 더 나은 세상이 된 건 분명합니다.
- P257

마음을 사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닙니다. 한 사람의 마음을 사는 일도 어렵지만, 일반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는 일은 정말 어렵습니다. 대중의 마음을 사기 위해 가장 근간이 되는 것은 바로 휴머니티, 즉 인간다움입니다. 개인이든, 기업이든 공감할 수 있어야 팬덤도 만들 수 있습니다. 공감의 출발점이 휴머니티입니다.
- P266

공감의 출발은 배려입니다. 배려하려면 어떤 것을 좋아하는지, 어떤 것을 싫어하는지 잘 알고 이해해야 합니다. 소통이 필요한 것이죠. 휴머니티, 공감, 배려, 이해, 소통 등등 이 모든 요소가 디지털 문명에서 중요하다고 이야기하는 키워드들입니다.
- P2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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