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학교 - 학교는 사라지지 않는다 북저널리즘 (Book Journalism) 46
엄윤미.한성은 지음 / 스리체어스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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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가 되기 전 매년 트렌드와 미래를 전망하는 책이 나온다. 1년 사이 미래나 트렌드가 얼마나 바뀐다고 매년 같은 포맷으로 같은 저자들이 책을 낼까 하는 생각도 든다. 그래 이게 다 꾸준하게 많이 팔아먹겠다는 저자와 출판사의 전략이다 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일부는 맞지만, 그럼에도, 트렌드와 미래는 매우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2020년의 미래 전망 보고서와 2022년의 미래 전망 보고서는 글쎄, 비교해 보지는 않았지만 상당 부분 겹칠 것이다. 같은 이야기를 또 하게 될 수 있다. 그런데 일부는 생각보다 앞서 우리의 현실이 되기도 한다. 교육도 그러하다.


학생 수는 매해 급감하고, 출산율의 하락으로 피해를 보는 산업이 교육만은 아니겠지만, 매년 동일 학년의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산업-예를 들면 문제집, 교과서 출판사들-은 직격탄을 맞고 있다. 학생 수가 줄어듦에 따라 교사를 양성하는 기관인 사범대학, 교육대학의 정원도 줄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임용 시험에 합격한 교사들 중 일부는 바로 학교에서 일하지 못하고 대기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학생 수가 줄면, 학교도 줄고, 교사도 줄어드는 건 당연하다. 


학교는, 교육은 어떻게 변화할까? 이 책은 2020년에 출간되었다. 2023년 현재, 이 책의 일부는 현실로 구현되고 있거나 논의가 활발하여 곧 구현될 것이다. 과거 학교에서 학생들은 교사들이 배운 지식을 일방적으로 주입받는 입장이었지만, 이제는 학생들이 무엇을 배울지 선택하고 스스로 고등학교 3년의 커리큘럼을 설계하는 입장이 되었다. 일부 학교에서는 고교학점제를 하고 있고, 25년부터 전면적으로 고교학점제가 현실이 된다. 학교 교사들은 1인당 가르쳐야 할 과목이 늘고, 자신이 모르는 것을 가르쳐야 한다는 스트레스를 호소하고 있지만, 적어도 이 방향이 맞다. 교사들은 스스로 자기계발을 하고 공부해야 한다. 지금까지의 일방적으로 주입하는 교육에서 교사는 스스로 발전하지 않아도 살아남는 데 문제가 없었지만, 앞으로는 그렇게 해서는 동료 교사들에게서도, 학부모와 학생들에게서도 인정받지 못한다. 


이 책에서 앞으로서의 교육은 학생들이 능동적으로 기존에 없던 문제를 발견하고 탐구하는 데 있다고 한다. 교사는 스스로 지식을 업데이트해야 할 뿐만 아니라 지식 전달자를 넘어 동기 부여자, 학생들이 스스로 탐구할 수 있도록 돕는 조력자 역할을 해야 한다. 교사의 역할이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이미 지식 전달자 역할은 학생들이 학교 교사에게 기대하지 않는다. 인터넷 강의 강사들에게 의존하고 있다. 그들은 경쟁의 최전선에서 살아남기 위해 끊임없이 공부하는 이들이다. 지식 전달자 역할에서 학교 교사들이 경쟁이 되지 않는다. 따라서 학교 교사들은 그들과 다른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생활 지도, 인성 교육 이런 것도 학교에 기대하는 바가 아니다. 교사 스스로가 참된 모습을 보여주면 그 자체로 모범이 되어 학생들이 따라가게 되어 있다. 학교는 학생의 지식이나 태도, 인성을 평가하는 기관이 아니라, 그들을 길러내는 데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를 고민해야 한다.







흥미로운 경영학 서적을 펴내고 있는 마케팅 전문가 세스 고딘은 미래 사회의 경쟁력이 "흥미로운 문제를 푸는 것"에 달려 있다고 말한다. 그가 말하는 흥미로운 문제란 아무나 쉽게 떠올릴 수 없고, 기술만 가지고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다. 문제를 바라보는 시각부터 해결책을 탐구하는 방법까지 차별화된 상상력이 필요하다.
- P26

교사는 더 이상 일방적으로 지식을 전달하는 사람이 아니다. 학생들의 물음에 정답을 제공할 수도 없고, 그럴 필요도 없다. 단, 학생이 새로운 콘셉트를 이해하고 계속해서 배우고자 하는 동기를 유지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배움의 대상이나 수단이라고 여겨지지 않았던 수많은 교육적 자원을 찾고 연결하는 것이 교사의 새로운 역할이다. 학교라는 공간적 제약이 사라지는 대신 학생들의 안전에 대한 책임도 늘어난다. 교사 스스로 낯설게 느낄 법한 환경에서 보다 빨리 적응하는 능력과 예측할 수 없는 돌발 상황에 대처하기 위한 유연성이 중요하다.
- P45

배우는 방식이 바뀌면서 누구와 어떻게 교류하느냐에 따라 진로도 달라진다.
- P50

미디어 환경 교육 혁신 분야에 꾸준히 투자해 온 미국의 비영리 재단 맥아더 파운데이션은 이러한 교육방식을 커넥티드 러닝이라고 명명한다. 2000년대 초반, 디지털 시대의 청소년들이 배우는 방법을 연구한 프로젝트를 통해 확립한 개념이다. 이런 철학은 1.다음 세대의 학습은 교류를 통해서 일어나고, 2.최고의 학습은 개인의 관심사와 연결되며, 3.실제 사회와 관련이 있을 때 효과를 발휘한다는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맥아더 파운데이션은 오랫동안 투자한 전통적 교육 부문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지는 못했다는 자체 평가를 통해 다음 세대가 배우고 경험하는 방식은 완전히 다를 것이라는 결론을 얻었다. 학생들은 더 이상 진학이나 진로를 포함한 삶의 방향을 설정할 때 학교에 의존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학교 밖의 배움에 투자하는 방법이 남는다.
- P50

수업은 개인이 배움에 능동적인 태도를 갖추고 주체적인 지적 탐구 활동을 펼칠 수 있도록 돕는 작업이어야 한다. 배우는 법을 배우는 시간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수업의 초점을 학생에게 맞추고 학생 개개인의 관심사와 경험을 기준으로 디자인할 수 있어야 한다. 결국 수업의 정의가 달라져야 하는 것이다.
- P60

시험 문제를 내고 점수를 매겨 학위를 수여하는 것을 학교와 교사의 일로 생각한다면, 학교와 교사는 사라지게 될 것이다. 그러나 더 이상 교과목을 가르치는 역할만으로는 학생들에게 도움을 줄 수 없다. 지속적으로 변화할 미래에 현대의 평가 기준을 반영한 학위가 효력을 상실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어른들이 경험하지 못한 문제를 풀어야 하는 새로운 세대에게 필요한 것은 결국 기존의 문제를 맞히는 힘이 아니라 전에 없던 문제를 발견하는 힘이다. 실시간으로 접속할 수 있는 온라인 강좌가 쏟아지는 시대에도 학교와 교사의 역할이 커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이하나 에디터)
- P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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