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 사피엔스 - 또 하나의 현실, 두 개의 삶, 디지털 대항해시대의 인류
김대식 지음 / 동아시아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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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붐 세대들은 아날로그 세대였다. 엑스 세대는 디지털 이주민이었다. 밀레니얼 세대는 디지털 유목민이었다. 이때 '노마드'라는 단어를 여기저기서 참 많이 봤다. 그리고 이제 지 세대는 디지털 원주민이다. 디지털 유목민은 땅을 기반으로 돌아다닌다. 그런데 디지털 원주민은 발을 딛는 땅이 없다. 공간과 공간을 넘나든다. 인터넷이다.


데스크탑 속의 인터넷에서 스마트폰의 인터넷으로, 그리고 이제 또 다른 자아인 아바타가 맛보고 즐기는 가상 현실 공간 속으로, 즉 메타버스 안에서 내가 구현된다. 현실 속의 내가 먹고 만질 수 있는 물건을 사지 않는다. 이들은 아바타에게 옷을 입히고 아바타가 즐길 제품을 구매한다. 현실의 내가 경험하지도 못하는 것에 돈을 쓴다. 최근 싱가포르 기업의 본디 라는 앱이 핫하다. 나도 벌꿀 아파트 안에 공간을 하나 배정받아 침대와 가구도 놓고, 잠도 자고, 컴퓨터도 만지고, 쇼파에 누워 책을 본다. 체험에 재미를 붙인 이들은, 아마도 곧 구매하는 상품이 생기면 기꺼이 현실의 내가 번 돈을 가상 공간의 나를 위해 쓸 것이다.


페이스북은 메타로 이름을 바꾸기도 했다. 대놓고 메타버스 하겠단 말이다. 페이스북은 현실의 내가 누군가와 얼굴과 얼굴을 대면하지만, 메타는 내 얼굴이 없다. 아니 하나가 아니다. 우리는 다시 이젠 나온 지 오래된 영화 매트릭스의 세계 안에서 무엇이 현실이고 무엇이 가상인지를 논해야 하는 시점에 왔다. 오늘 내가 대출금 꼬박꼬박 갚으며 힘들게 살고 있는 이 공간에서 보고 만지는 것이 현실일까? 이미 우리 생활은 아침에 일어나서부터 잠들기 전까지 트위터,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본디 등의 세계에 들어가 있다. 현실의 절반 이상이 접속을 통해 이루어진다면, 그 안의 세계가 현실이 아니겠는가. 


덧) 그런데 이 책에 언급된 보르헤스의 '과학적 정확성에 대하여 '라는 단편은 어느 책에 실려 있는 건가. 보르헤스 번역본들 목차를 뒤져도 나오지 않는다. 

우리가 보고 느끼는 이 현실은 진짜일까요? 이는 상당히 오래된 철학적 질문입니다. 예를 들어, 영국의 철학자 조지 버클리는 다음과 같이 물었습니다. 우리 바깥에 세상이 존재한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을까? 대담하게도, 버클리는 이것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우리가 지각하는 것이 우리의 감각일 뿐이지 세상 그 자체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참고로, 버클리는 자신의 추론을 더 밀고 나가 "존재하는 것은 곧 지각된 것"이라는 말로 자신의 결론을 요약했습니다.
- P38

주보프 교수가 주장하는 내용은, 농사의 발명으로 인해 가치의 전환이 일어났듯이 인터넷의 발명으로 오늘날 가치의 전환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이전까지는 아무 가치도 없었던 대상들이 인터넷을 통해 가치를 부여받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렇다면 가치를 지니기 시작한 그 대상은 무엇일까요? 그에 따르면, 바로 우리 인간의 내면입니다.
- P121

지난 몇 년간 선호도에 따른 필터 버블을 통해 한 사람 한 사람의 선호도를 파악하고 그들의 판단을 예측할 수 있게 되자, 내적인 현실이 가치를 부여받고 거래 대상으로 쓰이기 시작했습니다.
잠깐, 유튜브만 하더라도 무료로 이용하고 있는데 무엇을 거래한다는 말일까요? 애플의 최고 경영자인 팀 쿡은 이에 대해, 당신이 온라인 서비스를 무료로 사용하고 있다면 당신은 소비자가 아닌 제품이라고 말합니다. 이용자에게 온라인 서비스를 제공하며, 서비스 생산자는 선호도를 포함한 이용자의 정보, 달리 말해 프라이버시를 가져갑니다. - P122

뇌는 가능하기만 하다면 편한 곳에 머물며 사회적 관계를 맺고 재화나 서비스를 소비하려고 합니다. 그런데 Z세대의 고향은 아날로그 현실이 아니라 디지털 현실, 즉 인터넷입니다. 다시말해, Z 세대의 뇌는 인터넷에 최적화되어 있기에, 지금 한국에서 자라나고 있는 Z 세대 그리고 그 이후의 알파 세대의 진정한 고향은 대한민국이 아닌 인터넷이라는 말입니다.
- P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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