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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논문작성법
고려대학교 출판부 엮음 / 고려대학교출판부 / 2001년 6월
평점 :
품절
어느덧 2년 이상의 세월이 흐르고 졸업을 앞둔 시점에서 논문을 써야하는 부담감을 느끼고 있다. 지난 학기부터 느껴왔던 부담감은, 좀처럼 그 무게를 덜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한번 필 받으면 쭉쭉 밀고 나가겠다는 나의 계획은, 한달 두달 시간만 축내며 마지노선을 향해 간다. 딱히 무엇을 써야겠다는 어떤 문제의식을 느끼지 못하는 시점에서 논문은 매우 부담스럽다. 그저 졸업을 위한 힘겨운 코스로서 마주할 것인가, 아니면 문제의식을 토대로 밑바탕 작업을 끝낸 후에 논문을 쓸 것인가. 당연 후자가 바른 선택의 길이겠지만, 지금의 상황에서 후자의 선택은 졸업 시기를 늦추는 결과를 불러온다.
어쨌든 논문은 써야겠고, 대략 무엇에 대해 쓰겠다는 생각도 있지만, 직장과 학업을 병행하는 나로서는 퇴근 후의 시간들은 달콤한 휴식으로 연결되기 십상이다. 매일매일이 이러니 언제 책을 보고, 언제 글을 쓰겠느냐. 핑계라면 핑계고, 이유있는 항변이라면 항변이다. 일단 논문을 쓰기 위해서는 대략 어떤 작업을 할 것인가를 계획해야 할 것이고, 그 순서에 맞추어 야금야금 진행해야 할 것이다.
고려대학교에서 나온 <새로운 논문작성법>은 나름 이에 충실한 해답을 제시해주고 있다. 논문쓰기를 앞두고 무엇을 해야할지 막막한 이들을 위해, 또 구체적인 어떤 작업을 해야할 것인지 모르겠는 이들을 위해, 논문작성방법을 익히려는 이들을 위해 적합한 책이다. '논문'은 학문은 하는 이들이 익혀야 하는 글쓰기의 규칙을 담고 있다. "논문이란 '새로운 견해를 제시함으로써 학문의 발전에 공헌하고, 나아가 인류의 지식의 총화에 무엇인가 보탬이 되는 것'이어야 한다" 는 문구에도 작게나마 충실해야 할 것이지만, 업적을 내건 그렇지 않건 논문은 학문을 하는 이들이 반드시 거쳐야 하는 글쓰기의 과정이다.
전공 교수님 한분은 십수년 논문을 작성하다보니 이제 나름대로의 비법이 생겼다고 하시지만 논문을 처음 쓰는 이로서는 그렇게 부담스러울 수가 없다. 부담감을 덜어내기 위해서는, 첫째, 내 스스로가 만족하는 논문을 쓸 것, 둘째, 인터넷에 내놓아도 얼굴 빨개지지 않을 정도의 질은 담보할 것, 의 조건을 충족시켜야한다. 이 정도만 되어도 성공이라고 하겠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논문은 네 가지의 요건을 충족시켜야 한다. 정확성, 객관성, 검증가능성, 가독성. 정확성은 논문에 실리는 통계나 인용된 인명, 표제 등등이 정확해야 한다는 것이다. 논문 내용의 흐름을 방해하지 않는 선이라 할지라도 이런 부분에서 정확하지 않으면 논문에 대한 신뢰는 떨어질 수 밖에 없다. 한글맞춤법에 맞게 쓰는 것은 물론이고, 점 하나까지도 신중히 다루어야 한다. "객관성은 사실과 증거가 논문을 뒷받침해야 하고, 집필자의 주관적인 견해나 자료가 바탕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편견, 선입견, 감정은 금물이요 오직 진리를 위해 성의껏 작성해야 한다. 검증가능성은 다른 이가 이를 재현할 수 있도록 기술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출처, 방법, 주제에 대한 접근방법 등이 명시되어야 한다. 가독성은 간결하고 명료하게 읽기 편하도록 작성해야 함을 의미한다.
대략 이러한 요건들에 충실하게 작성되면 글쓰기의 면에서는 무리가 없다 하겠다. 유념해야 할 것은, 이것은 권유사항이 아니라 필수사항이라는 점이다. 작성요건 뿐 아니라 이 책에 나와있는 출처 다는 법, 각주 작성, 인용법 등등의 모든 내용은 논문작성의 필수다. 모든 해당 항목에 충실했을 때 논문은 최소한의 논문으로서의 자격을 갖추게 되며, '좋은 논문'을 쓰는 것은 작성하는 개개인에게 달려있다. 작성법을 어느 정도 익혔다면 이제 펜을 들자.
* 이 책의 저자는 '고려대학교 출판부'로 되어있는데, 확실한 저자는 누구인지 알 수 없다. 설마 출판부 직원들이 쓰지는 않았을테고, 그렇다면 누가. 96년에 나온 <논문작성법>을 토대로 하여 보완한 것으로 보이는데, 그때의 저자도 역시 알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