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을 위한 철학통조림 - 담백한 맛 1318을 위한 청소년 도서관 철학통조림 3
김용규 지음 / 주니어김영사 / 2006년 9월
구판절판


지식이란 우리가 '어떤 것들에 대해 정당한 근거를 갖고 그것이 옳다고 믿고 있는 것'이다. 전문용어로는 '정당화된 참인 믿음'이라고 정의한다. 정당화란 '어떤 것을 믿기 위해 충분한 근거를 대는 것'이고, 참 이란 '사실과 일치하는 것'을 말한다. -17쪽

"진리는 없다. 있어도 모른다. 알아도 말할 수 없다." (고르기아스)-53쪽

첫째, 우선 상식에 속하는 의견을 하나 골라잡은 다음
둘째, 그 의견이 거짓이 될 수 있는 경우가 없는지 따져보고
셋째, 그런 경우가 발견되면 그 의견을 새롭게 고치는데
넷째, 이 일을 예외가 발견되지 않을 때까지 계속한다.
(소크라테스의 산파술에 관해)-83쪽

"오직 비판의 길만이 열려있다." (칸트)
"철학자란 항상 상식이 아닌 것을 체험하고 보고 듣고 의심하고 희망하고 꿈꾸는 사람이다." (헤겔)
"철학은 그냥 두면 거의 애매하고 혼란된 사상을 명료하게 하고 명확하게 한계 짓지 않으면 안된다." (비트겐슈타인)-85-86쪽

만일 어떤 사람이 슈퍼컴퓨터가 세상의 모든 '꽃'을 알아볼 수 있게 하려고 세상에 있는 모든 종류의 꽃을 - 거의 불가능하지만 매우 어렵게 - 데이터베이스에 입력시켰다고 하자. 그런데 실수로 그 중 하나라도 데이터베이스에서 빠지면, 슈퍼컴퓨터는 그 꽃만은 꽃으로 알아볼 수 없다.
하지만 어린아이들은 다르다. 어린아이들은 누구나 엄마가 몇 종류의 꽃을 보여주며 "이게 꽃이란다"라고 알려주면, 그 다음 어느 시점부터는 아무리 처음 보는 꽃이라 해도 그것이 꽃임을 곧바로 알아본다. 왜 그럴까?
그 이유를 플라톤의 상기론으로 설명하면 간단하다. 아이는 몇 종류의 꽃만 보면 망각의 강에서 잊어버렸던 '꽃의 이데아'를 '재기억'해내고, 그 다음부터는 '꽃의 이데아'가 들어있는 사물들을 볼 때마다 즉각 그것이 꽃이라는 것을 알아챌 수 있기 때문이다.
같은 이유로 어린아이에게 "꽃은 아름답다"라고 가르쳐 줄 필요가 없다. 아이는 누군가 가르쳐주지 않아도 몇 종류의 꽃을 보면 잊었던 '아름다움의 이데아'를 다시 기억해 내고 "아! 아름답다."라고 말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럴듯하다. -116-117쪽

"유럽 철학의 가장 믿을 만한 특징은 그것이 플라톤 철학에 대한 주석으로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화이트헤드)
"사상가들이 아직도 글을 쓰고 논쟁하는 모든 것은 플라톤에서 비롯되었다. 플라톤이 철학이고 철학이 플라톤이다." (에머슨)-123쪽

"있는 것을 있지 않다고 하거나 있지 않은 것을 있다고 하는 것이 거짓이요, 있는 것을 있다고 하거나 있지 않은 것을 있지 않다고 하는 것이 참이다."
(아리스토텔레스, <형이상학>)

-> "그렇게 있는 것을 그렇게 있지 않다고 하거나 그렇게 있지 않은 것을 그렇게 있다고 하는 것이 거짓이요, 그렇게 있는 것을 그렇게 있다고 하거나 그렇게 있지 않은 것을 그렇게 있다고 하는 것이 참이다." -150-151쪽

"참과 거짓은 사물 안에 있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좋은 사물이 참되고, 나쁜 사물이 거짓인 것이 아니다. 참과 거짓은 오직 우리의 사고 안에 있다."
(아리스토텔레스, <형이상학>) -152쪽

"어떤 동일한 것이 다른 어떤 동일한 것에 어떤 동일한 관계를 맺으면서 동시에 맺지 않을 수 없다."
"서로 모순되는 진술이 동시에 참일 수 없다."
"같은 것에 대해 긍정하면서 동시에 부정할 수는 없다."
"존재하는 모든 것은 다르거나 동일하다."
"이것은 가장 높고, 안전한 원칙이다."
(아리스토텔레스, <형이상학>에서 모순율에 대해)-154쪽

베이컨은 지식의 목적이 '인간의 상황을 낮게 만들고' '인간 지배권의 범위를 확장하기' 위함이라고 선언했고, 데카르트도 '실생활에서 유용할 수' 있는 '실천적인 철학'을 원했다. 그 다음으로는 진리를 찾아가려는 우리의 정신을 흐리게 하는 편견과 선입견에 대한 저항이었다. 이를 위해 한 일이 베이컨은 '네 가지 우상'을 깨트리는 것이었고, 데카르트는 자신의 존재까지도 의심해 보는 '방법적 회의'였다.
반면 두 사람 사이의 차이점은, 베이컨이 '경험'을 중요시하는 전통에 서 있었다면, 데카르트는 '사고'를 중요시하는 전통에 서 있었다는 것이다. 따라서 지식을 얻는 방법도 베이컨이 경험을 바탕으로 한 귀납법을 내세웠다면, 데카르트가 사고를 바탕으로 한 연역법을 내세웠다. -191-192쪽

정리하자면, 연역법이란 전제로부터 결론이 필연적으로 나오는 논증법이며, 귀납법이란 전제로부터 결론이 확률적으로 또는 가능적으로 나오는 논증법이다. 또한 연역법은 전제의 내용 가운데서 결론을 얻기 때문에 전제가 '참'이면 결론이 무조건 '참'이라고 하여 '진리 보존적 논증법'이라고 한다. 이와 달리 귀납법은 전제의 내용을 확장시켜 결론을 얻기 때문에 전제가 참인 경우라 해도 결론이 단지 '확률적으로 참' 또는 '가능적으로 참'이라고 하여 '진리 확장적 논증법'이라고도 한다. -204-205쪽

"나는 주의 깊은 정신 앞에 드러나는 또렷한 것을 명백하다고 한다. 이것은 대상들이 그것을 보는 눈에 충분히 강하게 작용하여 나타날 때, 우리가 대상을 명백하게 본다고 주장하는 것과 같은 방식이다. 그 다음 매우 또렷하고 다른 것들과 판이하게 달라 그 자신 안에 명백한 것 이외의 아무것도 포함하지 않는 것을 분명하다고 한다."
(데카르트 <철학의 원리>)-246-247쪽

첫째, 내가 자명하게 그러하다고 알고 있지 않은 어떤 것도 참된 지식으로 받아들이지 않겠다. 그리하여 조심스럽게 판단하고, 조급한 판단이나 편견을 피해서, 나의 정신에 명백하고 분명하게 나타나지 않은 것은 결코 나의 판단 속에 포함시키지 않고, 내가 의심할 수 없는 것만 포함시키겠다.
둘째, 내가 검토하는 각각의 문제들이 지니고 있는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하여 필요하다면 문제를 되도록 작게 나누어 검토한다.
셋째, 나의 생각을 질서 있게 유지한다. 그러기 위하여 가장 단순하고 알기 쉬운 것으로부터 출발하여 단계적으로 차츰 복잡한 것의 인식에 이르기까지 올라간다. 그리하여 본래는 아무런 순서도 없는 것들에게 마치 어떤 순서가 있는 것처럼 질서를 부여한다.
마지막으로, 내가 아무것도 빼놓지 않았다는 것을 확신하기 위하여 어떠한 경우라도 세분하여 분석한 것들을 전체적으로 재조합하고 재검토한다.
기하학자들은 매우 간단하고 쉬운 논증을 연속적으로 사용함으로써 가장 어려운 증명을 해결한다. 이러한 사실에서 나는 이런 방법으로 인간이 인식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서로 연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또 사람들이 참되지 못한 것을 진리라고 인정하지 않도록 주의만 한다면, 그리고 어떤 것을 다른 어떤 것에서 연역해 내는 데에 필요한 순서를 지키기만 한다면, 세상에는 우리가 도달할 수 없을 만큼 먼 진리란 존재하지 않으며 도저히 발견할 수 없을 만큼 깊이 감추어진 진리도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
(데카르트, <철학의 원리>)-248-249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