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자, 사랑, 그리고 평화를 향한 참지식인의 길 청소년 철학창고 10
묵자 지음, 박영하 옮김 / 풀빛 / 200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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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자는 유교의 지나친 형식주의와 지배자 위주의 논리에 반기를 들고 독자적인 사상을 만들었다. 그 결과 유학의 최대 적수이자 반대 세력으로 확고히 자리잡게 된다. 그러므로 묵자가 말하는 수신의 내용은 유학에서 말하는 수신과는 일정한 차이가 있다. 예를 들어 <대학>에서 말하는 수신은 천자에서부터 일반 백성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인격을 갖추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당위적이고 추상적인 개념인 데 반해, 묵자가 말하는 수신은 매우 실천적이고 구체적인 생활 언리로 제시되고 있다.
(풀어쓴 이 생각) -26쪽

나라에는 일곱가지 재앙이 있다. 그것은 무엇인가?
첫째 성곽이나 해자(垓子, 방어를 위해 성벽 안에 판 연못)로 나라를 제대로 지키지 못하면서 궁궐만 크게 짓고 치장하는 것이다.
둘째 적국의 군사가 국경에 이르렀는데도 사방에 있는 어느 이웃나라에서도 지원군을 보내 구해 주지 않는 것이다.
셋째 백성들의 힘을 쓸데 없는 일에 다 써버리고 능력도 없는 사람에게 상을 주는 것, 그리고 손님을 접대하느라 나라의 재물을 다 써버리는 것이다.
넷째 관직에 있는 사람들이 자기 자리를 보전하려고 패거리를 지어 교제하는 데만 힘쓰고, 군주는 법을 함부로 고쳐서 신하를 질책하고, 신하는 군주가 두려워 감히 거스르지 못하는 것이다.
다섯째 군주가 자신을 스스로 지혜로우며 성인답다고 여겨서 나라 일을 다른 사람과 의논하지 않고, 스스로 강하다고 생각하여 나라를 수비하지 않으며, 이웃 나라들이 침략을 도모하는데도 이를 모르고 경계하지 않는 것이다.
여섯째 군주가 믿는 사람들은 충성스럽지 않고, 충성스런 사람들은 군주를 믿지 않는 것이다.
일곱째 생산된 식량이 백성들이 먹기에는 부족한 양이고, 대신들이 군주를 섬기기에는 능력이 부족하며, 백성들에게 상을 내려도 상을 받는 사람이 기뻐하지 않으며, 죄를 지은 사람에게 벌을 주어도 벌이 합당하지 않아 죄지은 사람을 제압하지 못하는 것이다.
나라에 이러한 일곱 가지 재앙이 있으면 그 나라는 반드시 망할 것이며, 아무리 성을 지키고 방어한다 해도 적이 공격해 오면 그 나라는 반드시 적에게 넘어갈 것이다. (七患 中)-28-29쪽

오늘날 성대한 장례와 삼년상을 주장하는 사람의 뜻대로 정치를 한다고 해보자. 군주와 부모, 아내, 큰 아들이 죽으면 모두 3년 동안 상을 치르게 되고, 그 다음으로 큰 아버지, 작은 아버지, 형제, 작은 아들이 죽으면 모두 1년 동안 상을 치른다. 또한 가까운 친족이 죽으면 5개월, 고모, 누이, 조카, 외삼촌 등이 죽으면 3개월로 애도하고 슬퍼해야 하는 기간이 제도로 정해지게 된다. 그러면 결국 상을 당한 사람의 얼굴은 야위고 검어지며, 눈과 귀는 잘 보지도 듣지도 못하게 되고, 손과 발은 힘이 빠져 아무 일도 못하게 된다. 또한 높은 사대부가 상을 당했을 경우 다른 사람의 부축을 받아야 일어설 수 있고, 지팡이를 짚어야 걸을 수 있게 된다. 이런 생활을 3년이나 해야 하니 배고픔에 시달리고 힘이 없어 무기력한 의존하는 삶을 이어갈 것이다. 그러므로 백성들은 겨울이면 추위를 견딜 수 없고, 여름이면 더위를 견딜 수 없어 병에 걸려 죽는 사람들의 수는 이루 헤어릴 수 없을 것이다.
이럴 경우 출산을 위한 남녀 관계도 크게 방해받을 것이니 이렇게 하고도 인구를 늘리려는 것은 마치 사람을 칼날 위에 엎드려 있게 하고 오래 살기를 바라는 것과 같다. 그러니 인구를 늘리는 것은 불가능하다. 오히려 나라는 가난해지고 백성들의 수는 줄어들 것이며, 형벌과 행정은 문란해질 것이다. (節裝 中) -119-120쪽

기독교의 하느님 개념은 인간과 만물의 창조자로서의 하느님이자 인간을 주재하는 인간과 유사한 존재로서의 하느님, 즉 의인화된 하느님이다. 이에 비해 중국 고대의 하늘이란 천지 만물을 낳고 기르는 창조자라는 측면은 비슷하나 인간과 유사한 존재는 아니다. 여기서 하늘은 생명력의 근원, 만물이 태어나고 자라고 성장하고 죽는 과정 뿐만 아니라 사계절과 해와 달, 땅과 별의 운행을 주재하는 근본 원인이라는 의미가 더 강하다. 다만 유가에서는 인간이 하늘의 기운을 타고난 존재이므로 스스로를 갈고 닦으면 하늘과 통하는 존재, 즉 성인이 될 수 있다고 보는데 비해 묵자는 하늘이 인간의 잘잘못을 가려 상벌을 내리는 초월적인 존재라는 측면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 (풀어쓴 이 생각) -14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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